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가 공매도 거래를 할 때 주식을 빌려주는 개인대주제도의 차입 기간을 현행 60일에서 90일로 늘리고, 만기 연장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90일의 차입기간은 오는 11월1일 차입분부터 적용된다.
다만 만기일에 일시적인 주가 급등 등으로 한국증권금융이 주식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이미 물량이 소진된 예외적인 경우에는 만기 연장이 불가할 수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주식을 빌린 개인투자자는 만기가 도래하기 4영업일 전부터 만기 연장을 신청하고, 연장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은 연내 ‘실시간 대주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대주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공매도 거래를 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개인대주서비스를 하는 증권사는 현재의 19개사에서 연말까지 신용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 모두로 확대된다.
이번 조치는 공매도 거래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주요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에 따라 마련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3일 공매도 거래를 부분적으로 재개하면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110억원에 이르렀다. 작년 대비 41%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총 공매도 대금 중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2%에서 올해 1.9%(5월3일~9월17일)로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공매도 거래 규모는 약 12% 감소했다. 금융위는 “최근 주식 시장 거래 대금이 크게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총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1~3월의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 비중은 4.8%였지만, 올해는 2.2%로 감소했다.
기관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기관의 공매도 거래 규모는 시장조성자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작년 2860억원에서 올해 126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작년보다 약 21% 증가했지만, 총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작년 13%에서 올해 10.5%로 줄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공매도 비중과 주가 등락률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도 시장 전체의 패턴과 유사하게 공매도 비중과 주가 등락률 사이에 규칙적인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