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만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55조원에 달하는 헝다그룹의 방만한 경영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계열사인 헝다자동차가 임직원들에게 추석선물 명목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파티를 벌였고, 쉬자인(許家印) 회장의 호화생활이 알려지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중국 현지 경제매체 신랑재경(新浪??)에 따르면 홍콩증시 상장사인 헝다자동차는 추석선물 명목으로 임원 3명과 임직원 3180명에게 총 3억240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는 전체 주식 수의 3.3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주식으로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장점이 많다. 회사의 가치를 반영하는 주식 특성상 직원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를 맞닥드린 상황에서 이번 스톡옵션 부여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부동산 호황 시절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헝다는 부동산업 외에도 전기자동차, 테마파크, 생수, 식료품, 축구단 운영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갚지 못하면서 파산 위기에 놓였다.
헝다그룹은 약 355조원 규모의 빚 폭탄이 연쇄적으로 터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에만 1400억원에 달하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부도 처리된다. 헝다는 그동안 대출에 의지해 부동산 사업을 벌이다 중국 정부가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자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최근 중국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선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해 쉬자인(許家印)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쉬 회장이 수년간 배당금을 비롯해 일부 보유 지분 현금화 등으로 재산을 불려가는 동안 투자자들만 피해를 봤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쉬 회장은 홍콩에 8억 위안(약 1462억원)이 넘는 저택과 개인 자가용 비행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명품치장을 두고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2012년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쉬 회장은 6000위안(100만원)짜리 에르메스 혁대를 차고 회의에 참석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야오따이거(腰帶哥·허리띠 형)’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