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3% 넘게 급락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파산 우려감 확산과 중국 당국의 홍콩 부동산 규제 가능성 제기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홍콩 항셍지수는 20일 전일 대비 3.3% 하락으로 마감했다.
헝다 주가는 장중 한때 19% 가까이 떨어지며 2010년 5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종가는 10.24%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월드(新世界)·순훙카이(新鴻基·SHKP)·청쿵(長江·CK) 등 홍콩의 다른 부동산 업체 주가도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시닉 홀딩스는 이날 오후 투매가 나오면서 주가가 87%나 급락, 결국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헝다는 이번 주 채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헝다의 총부채는 작년 말 기준 1조9500억 위안(약 350조원)이다.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 축소와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놓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홍콩 지역으로 부동산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헝다 파산설 확산에 따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는 등 경영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SCMP는 헝다뿐만 아니라 최근 부동산 판매실적이 부진하고 신용등급이 내려간 광저우 푸리(廣州富力·R&F)와 화양녠(花樣年·Fantasia) 그룹의 상황도 더 어려워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