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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광 유리' 숨은 강자 기빈그룹… 시장 점유율 확대 [글로벌 종목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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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용 유리를 만드는 기빈그룹(601636)은 대표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플로트 유리 제작에 집중해온 기빈그룹은 태양광에 사용하는 유리 생산에 뛰어들어 친환경 시장에 합류했다. 중국은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면서 태양광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가정용 태양광 시설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기빈그룹의 태양광 유리 시장 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중남부 최대 유리 그룹
끊임없는 진보와 혁신으로 고객 만족과 이익을 우선에 둔 기업. 기빈의 기업 정신과 경영철학이다. 1965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난 유 치빙(55) 기빈그룹 설립자는 건설, 의류업계 등에서 근무하다가 1998년 부동산 기업인 기빈그룹을 세웠다. 2005년 그는 유리제조업체인 기빈유리를 창업하면서 기빈그룹을 중국 중남부 지역 최대 유리회사로 성장시켰다.

2011년 상하이 증권시장에 상장한 기빈그룹은 주저우 지역 10번째 상장사다. 포브스에 따르면 유 치빙 설립자의 자산가치는 37억달러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2018년부터 회계사인 야오 페이우가 회장을, 장 바이중이 대표를 맡고 있다.

자산 140억위안을 보유한 기빙그룹은 직원 9000여명이 매일 26개 라인에서 고품질 플로트 유리를 생산한다. 기빈그룹에 따르면 하루 최대 용융용량은 1만7600t이다. 매일 고품질 전자유리 65t을 생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테로의 절단기, 독일 바이스트로닉의 자동화절곡기 생산을 위해 제품을 남품한다.

유리 표면에 금속 막을 입혀 열의 이동을 줄이는 로이(LOW-E) 코팅유리, 절연유리, 강화유리, 방탄유리 등을 생산한다. 매년 생산량은 185만m2 규모로 추산된다. 후난, 천저우, 푸젠, 광둥 등 중국 7개 지역에 유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광둥, 저장, 창싱, 후난, 톈진 등 중국 다섯개 도시와 말레이시아에 에너지 절약형 유리 제조 시설을 구축했다.
아시아 진출 전략기지 말레이시아공장
기빈이 중국 밖에 첫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한 것은 2015년이다. 그해 1월 말레이시아에 새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공표했고 2017년 4월 첫 유리판을 제조했다. 2년 3개월 만이다. 중국 저장성 공장 건설에 10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엔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빈의 도전정신이 녹아있다. 당초 16개월 안에 공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설계에 맞춰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공사 도중 라인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했다.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초기 설계와 다른 곳으로 용광로를 옮기기 위해선 공간이 더 필요했다. 한창 짓던 시설까지 허물어야 했다.

공장 완공이 늦어지자 직원들은 남은 시간에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에 나섰다. 고아원과 양로원 등을 찾아 아이들과 노인을 도왔다. 공장이 문을 연 뒤엔 현지화에 집중했다. 기빈 말레이시아는 중국 본사가 100% 소유한 자회사지만 기술 지원 담당 직원 중 중국인은 3%도 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직원들이 직접 회사를 이끌도록 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수출을 위한 교두보가 됐다.
태양광·전자유리 투자 확대
기빈은 성장 가능성 높은 제품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최근 중국남방지역 전력망 기업과 태양광 모듈에 초백색 플로트 유리를 적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가정용 태양광 모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고성능 전자유리 생산을 위해 추가 투자 방안도 내놨다. 13개월 간 4억9500만▼위안을 투입해 고품질 전자유리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기빈그룹은 새 태양광 유리 생산라인을 다섯개 추가할 계획이다. 하루 1200t까지 생산할 수 있는 대형설비다. 단일라인 생산 규모로는 신의솔라, 플랫글래스 등을 뛰어넘는다. 천저우 등에 보유한 모래 광산에서 초백색 태양광 유리 생산을 위한 모래도 직접 조달할 계획이다. 태양광 유리 규사 자급률은 40%로 신의솔라와 유사하다.

기빈의 지난해 매출은 96억4000위안, 순이익은 18억3000위안이다. 플로트 유리 매출이 전체의 87.4%를, 에너지 유리가 11.5%를 차지한다. 지난해 하루 350t 정도였던 태양광 유리 생산능력을 2022년 8600t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중국 태양광 유리 시장 점유율 1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업계 3위권으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기빈그룹의 예상 매출은 156억3000만위안, 내년은 187억5000만위안이다.

강효주 KB증권 애널리스트은 중국 재생에너지 리포트를 통해 올해 상반기 중국 플로트 유리가격이 최근 5년 추세보다 20~50%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유리공장 증설 제한 정책 영향을 받아 공장 증설이 까다로워진데다 수리가 필요한 공장이 늘면서 공급이 줄었지만 수요는 늘고 있다. 플로트 유리는 부동산(75%), 자동차(15%), 가전(5%) 시장에서 활용된다. 중국에선 건설 수요와 차량생산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중국 플로트 유리 재고는 1290만 상자로 10년 새 최저다.

기빈그룹은 지난해 전체 생산물량의 1.9%를 차지했던 태양광 유리 비율을 올해 14.5%, 내년 35.9%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 가치도 함께 상승할 것이란 평가다. 미 주가분석사이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1년 내 목표 주가는 26.88위안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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