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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57만명·부산 24만명…안 넣으면 바보라는 '생숙'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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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이다보니 현장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유선, 온라인으로는 북적이네요. 가장 인기가 많은 3군의 경우 초반에는 웃돈(프리미엄)이 2500만원까지 붙었습니다. 계약 마지막 날에는 웃돈 5000만원을 얹어준다고 해도 팔지 않는 경우도 나왔습니다."(부산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 현장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생숙'이라고 불리는 생활형숙박시설의 청약열기가 도를 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57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는 등 부동산 투자시장을 뒤흔들고 나더니 부산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에도 24만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생숙은 실거주 보다는 단기적인 차익을 노리고 청약하는 이른바 '단타용 부동산'이 됐다. 청약대상은 물론 청약자들도 지역을 막론하고 몰려 다니고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매매하기 위해 중개인은 물론이고 매도자·매수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마곡 흥행에 덕 봤다…전화통 '불난' 서면
16일 부산 서면 일선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 분양 분위기는 롯데캐슬 르웨스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뜨거웠다. 수요자들이 많이 찾은 3군(전용 56㎡)에 붙은 웃돈은 2000만~2500만원 수준이다. 2군(전용 33㎡A-1, 33㎡B-1, 34㎡, 40㎡, 42㎡)과 1군(전용 20㎡A, 전용 20㎡B, 25㎡, 27㎡) 등 관심이 적었던 면적대에서도 웃돈이 붙기도 했다.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는 408가구 모집에 총 24만여건의 통장이 접수돼 평균 594대 1, 최고 37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된 롯데캐슬 르웨스트에서 나온 평균 657대 1(876가구 모집에 57만5960건 접수), 최고 6049대 1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높은 수준이다.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를 전담해 진행하는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당 계약 첫날 3군을 중심으로 웃돈이 2000만~2500만원 가량 붙었다"며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흥행한 덕분에 이번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에도 투자자들이 꽤 몰렸다"고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롯데캐슬 르웨스트처럼 현장 거래가 많진 않았지만 유선이나 온라인 상으로는 문의가 많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 청약은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었는데, 예비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일정을 지난 9일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쟁률은 높게 나왔는데 현장에선 거래가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도권에서는 거리가 있는 부산이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면서도 "전화나 온라인 등에서는 문의가 많았다. 청약 당시에도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고 했다.

생활형 숙박시설이 주목받자 '묻지마 청약'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면 푸르지오시티 시그니처를 진행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는 "정당 계약이 끝난 이후 무효처리된 가구가 나오기도 했다. 당첨자 가운데 90년대, 2000년대생이 많아 짧은 기간 계약금을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폭탄 돌리기’나 다름 없어…생숙 투자 유의해야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투자 열기가 과열된 이유는 정부가 아파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오갈 곳 없는 돈이 생숙 등 대체상품 청약 시장으로 흐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숙이 일반적인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과 같이 주거용이 아닌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생숙의 장점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당첨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 제한도 있다. 정부는 올 초 생숙을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주거목적으로 사용하다 적발되면 이행강제금 등을 내야 한다.


강서구의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생활형 숙박시설 등 대체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투자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다양한 방면으로 위험부담을 검토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투자 행태를 두고 주식에서 말하는 '폭탄 돌리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일명 '초피꾼'들이 달려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분양권 등에 붙는 초반 웃돈을 전문적으로 사고팔아 차익을 챙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에 들어간 주식을 누가 먼저 사서 팔고 나올지 벌이는 '폭탄 돌리기'와 다를바 없다"며 "분양을 받은 초피꾼들은 초반에 웃돈을 받고 팔고, 당첨되지 않은 청약자들은 웃돈에 웃돈을 얹어 파는 형태로 수익을 낸다. 일반인들이 투자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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