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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압박' 이번엔 고용부…"직장 괴롭힘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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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장 내 괴롭힘 이슈가 있었던 곳은 포털회사인데 왜 게임회사까지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고용노동부가 15일 연 ‘주요 IT 기업 CEO 회의’에 참석한 한 게임회사 인사담당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고용 주무부처 장관이 주요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한자리에 불러모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청년실업 문제가 심화되자 안경덕 고용부 장관이 직접 나서 각 기업에 고용 확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안 장관은 지난 6월에도 ‘30대 기업 인사 노무 담당 임원(CHO) 간담회’를 열고 공개채용 확대를 당부했는데, 이번 간담회 역시 그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장관은 이날 채용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네이버 등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도 언급했다. 안 장관은 “직장 문화 개선을 위한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달라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청년고용 프로그램 발굴·확산 방안’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개선 사항’과 관련한 정책 방향 취지를 기업들에 소개했다. 이후 넥슨코리아와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각각 ‘청년 인력 양성과 일자리 기회 확대’ ‘노사가 상호 존중하는 직장문화 조성’ 등을 주제로 자사가 시행 중인 정책 사례를 발표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2022년까지 경력직을 포함한 신입사원 1000명 이상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성준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도 우수 게임 개발자 양성을 위한 서버 개발 캠프를 통해 청년 인력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 정부가 플랫폼 기업에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연결고리가 뚜렷하지 않은 기업의 CEO들을 단지 정보기술(IT) 기업이란 이유로 한자리에 불러모은 게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앞서 고용부 성남고용지청은 지난달 31일 IT공동대책위원회를 열고 판교 주변 IT 기업을 대상으로 이날 회의와 비슷한 간담회를 했다.

한 IT 기업 관계자는 “당시 회의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이슈가 있는 기업만 참가했다”며 “장관 주재 회의에선 보여주기 차원에서 덩치가 큰 기업만 골라 불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빅테크를 겨냥한 당정의 규제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10월 상장을 앞둔 카카오페이가 상장 일정을 또 한번 늦출 것으로 관측되고,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던 IPO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테크 기업 사업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용부마저 기업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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