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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AZ 타그리소…환자 생존기간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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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날아든 건 지난 2월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초기 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타그리소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쓰거나 다른 표적치료제 사용 후 추가 변이(T790M 변이)가 발생한 환자의 2차 치료제로만 사용할 수 있었다. 타그리소는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중 가장 넓은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타그리소가 폐암 치료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국내 폐암 연구에 100억원 투자
타그리소가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0년간 임상 등 국내 폐암 R&D에만 100억원을 투입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구는 국내 환자 대상의 EGFR T790M 변이 임상시험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4개 국내 병원에서 T790M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3상을 진행했다. T790M 변이는 이전에 다른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적이 있는 EGFR 변이 환자의 60%에서 나타난다. 타그리소는 2016년 2차 치료에 대한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이후 1차 치료 임상시험, 폐암 수술 후 보조요법 임상 등을 추가로 진행해 타그리소의 환자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두 임상 역시 국내 주요 10개 병원에서 했으며, 50명 이상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임상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임상시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대규모 임상에 힘입어 타그리소의 국내 허가도 상대적으로 빨리 났다. 그 덕분에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과거에 비해 대폭 늘었다. 타그리소 초기 임상에 참여한 김상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표적치료제 개발 전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간 중앙값이 1년 미만이었지만 이레사 등 1차 치료제 덕분에 2년 정도로 늘었다”며 “타그리소는 이를 3년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내 폐암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협업해온 연구진과 제약사의 노력이 맞물린 결과”라고 덧붙였다.

임재윤 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 이사는 “타그리소가 많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도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혁신적 폐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16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비도 128억원 지원
타그리소는 미국 유럽 등 40여 개 국가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차 치료제로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으며, 1차 치료 혹은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타그리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약값을 온전히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값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타그리소가 2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기 전인 2017년 12월까지 폐암 환자 214명이 도움을 받았다. 현재 급여 적용이 안 되는 1차 치료 환자 342명도 혜택을 봤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원 대상자를 늘릴 계획이다.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도 이런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556명의 환자에게 약 128억원을 지원했다”며 “‘환자 최우선’이라는 회사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영 한국혈액암협회 부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지원 덕분에 많은 폐암 환자가 타그리소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며 “타그리소 사례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암 환자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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