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패션업계에 ‘아나바다’ 운동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아나바다 운동은 1990~2000년대 등장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시작된 캠페인으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의 줄임말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는 대형마트나 식당에 방문할 때 다회용기에 음식물을 포장하는 ‘용기내 챌린지’ 게시물이 3만 개 이상 올라와 있다. 소비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챌린지를 진행하고 개인 SNS 계정에 인증샷을 남겨 다른 소비자에게도 ‘아껴쓰기’를 독려하고 있다. 용기내 챌린지 관련 게시물을 보면 텀블러에 쿠키와 슈크림을 넣은 사진과 불고기를 냄비에 담은 사진 등이 게시돼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나눠쓰기’를 장려하기 위해 최근 ‘나눔 이벤트 열기’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내놓으면 신청을 받은 뒤 당첨자를 선정해 무료로 제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바꿔쓰기’ 수요를 겨냥한 전문 패션 플랫폼도 등장해 관심을 끈다. 아이들이 성장해 입지 못하는 아동복을 구입해 판매하는 리셀 플랫폼 ‘파스텔그린’이 대표적이다.
닥스키즈나 헤지스키즈 같은 아동복을 매장에 반납하면 제품 상태에 따라 오프라인이나 온라인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7만 포인트를 지급해 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비자가 반납한 상품은 세탁과 포장을 거쳐 정가보다 저렴한 상품으로 재탄생한다. 파스텔그린 관계자는 “환경적인 가치를 고려한 소비자가 늘면서 사업 초기에 비해 아동복 수거량이 네 배 급증했다”며 “제품 대부분이 1주일 이내에 90%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다시쓰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어떤 의류 제품이든 무상으로 수선해주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을 통해 자원 낭비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기업이 이런 소비자 성향을 고려해 친환경 플랫폼을 만들어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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