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노트북을 이용하는 이에겐 어떤 소리가 들릴까. 멀리서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과 점원의 목소리, 가까이선 자신이 키보드를 치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동시에 들리기 마련이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에서도 소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구현한 가상세계에서 사용자에게 현실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려면 다양한 소리를 각각 다른 크기의 사운드로, 원근감이 느껴지게 들려주는 음향 기술이 필요하다.
곧 도래할 메타버스 시대에 ‘현실과 같은 사운드’ 구현에 주목한 업체가 있다. 인공지능(AI) 음향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이다. 가우디오랩은 현실세계와 거의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소리를 구현하는 ‘공간음향’을 개발했다. 공간음향은 단어 그대로 한 공간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를 담는 기술이다. 사용자를 중심으로 360도 전 방향에서 들리는 소리를 정확한 크기의 사운드로 구현한다.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사진)는 “현실과 비현실이 혼합된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사용자의 몰입감을 끌어올리려면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리도 실제와 같아야 한다”며 “영화관은 여러 대의 스피커 덕분에 자신을 둘러싼 소리를 웅장하고 원근감 있게 들을 수 있는데, 헤드셋만으로 원근감 있는 음향을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가우디오랩이 ‘제2의 돌비 래버러토리스’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1조원이 훌쩍 넘는 돌비의 연간 매출에서 90%가량을 기술료(로열티)가 차지한다.
가우디오랩엔 대기업에서도 보기 힘든 음향공학박사가 7명이나 있고, 오디오 전문가가 20여 명에 달하는 만큼 기술력은 돌비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메타버스 시장 선점이다. 오 대표는 “다가올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시대를 준비하며 2년 내 상용화할 수 있는 메타버스 음향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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