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인재 블랙홀’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이사회 의장)가 구현한 카카오식 ‘기회의 문’에 합류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과 리멤버서베이가 한 설문조사에서 카카오는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옮기고 싶은 직장’ ‘자녀를 보내고 싶은 기업’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3개 분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은 경력직의 기업 선호도를 묻기 위해 기획됐다. 관련 문항은 세 개다. 우선 ‘혁신이란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 혹은 그룹’을 물었다. 응답자 1200명 중 42.4%가 카카오를 골랐다. ‘톱5’엔 토스뱅크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15.8%), 삼성(11.5%), 네이버(8.8%), 쿠팡(7.5%)이 포함됐다. 이 밖에 SK(4.8%), LG(2.5%), 크래프톤(2.1%), 현대자동차(0.7%), 롯데(0.1%)가 뒤를 이었다.
‘당신의 경력을 토대로 이직한다면 가장 가고 싶은 기업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도 비슷한 답이 나왔다. 카카오(31.8%), 네이버(12.8%), 삼성(12.5%), SK(9.0%), 비바리퍼블리카(5.8%)가 1~5위에 올랐다. 이어 ‘당신의 자녀가 취업하길 희망하는 기업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카카오(33.2%)가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이 질문에선 삼성(20.8%)이 네이버(14.2%)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에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데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과 달리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빠른 변화와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무기로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재 이동’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지형의 바뀜과 궤를 같이할 것이란 지적이다. 리멤버, 잡코리아 등 이직을 위한 경력관리 플랫폼이 각광받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선 구글, 아마존, 우버, 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에 다니는 고연봉의 엔지니어도 2~3년에 한 번씩 이직한다”며 “한 가지 업무에만 오랜 시간 있는 것보다는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는 걸 선호하고, 기업도 이런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한종/박동휘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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