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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물가 3% 상승…1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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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8월 물가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반도체 공급난까지 겹쳐서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재정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존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7월 물가상승률 2.2%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시장 전망치 2.7%를 웃돌았다. 독일의 8월 소비자물가도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동서독 통일 이후 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1993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독일 중앙은행은 올해 말께는 물가상승률이 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존의 8월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15.4% 치솟았다. 서비스 가격은 1.1% 오르는 데 그쳤다. FT는 “특히 반도체 공급난으로 제조업체가 타격을 받았고 세계적 물류난으로 운송 비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잭 앨런 레이놀즈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해제로 인해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몇 달간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반도체 생산도 늘어나면서 물가상승률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당분간 양적 완화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인상해 유럽 전체를 18개월 동안 경기 침체에 빠지게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베르트 콜린 ING 유로존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와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아시아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몇 달간의 물가 상승은 비정상적”이라며 “ECB는 손바닥에 땀을 흘리며 초조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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