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원인은 수입 냉동식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중국통신사 등은 마후이라이(馬會來)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역학 교육 프로그램 주임은 "우한의 화남 수산시장에서 발생한 초기 코로나19 유행은 '골드체인'(cold chain·식료품을 냉동 또는 냉장해서 유통하는 방식) 농수산품 수입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 주임은 "여러 이력추적 조사의 종합적인 증거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다른 국가 또는 해외 지역에서 콜드체인을 통해 중국 내로 유입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해 6월과 7월 베이징 신파디(新發地)시장과 다롄(大連) 해산물회사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들었다. 이전까지 베이징의 경우 연속으로 56일, 다롄의 경우 연속으로 111일간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없었는데, 역학 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입 콜드체인 식품의 유통 흐름과 유사했다는 것.
마 주임은 두 지역 감염 사례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핵산 및 혈청 항체 검사 등 가능한 감염병 유입원에 대해 조사했고, 수입된 콜드체인 식품의 유통 경로 조사, 확진자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타난 콜드체인 농수산품에 대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칭다오(靑島)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기원 규명 조사 과정에서 콜드체인 제품의 외부 포장에서 살아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전했다. 마 주임은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코로나 근원이 해외 콜드체인을 통해 수입됐음이 입증됐다"며 "코로나가 콜드체인 식품을 통해 확산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콜드체인 식품 수입 등 경로를 통해, 질병이 발발하지 않은 나라와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새롭게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2019년말 우한의 화난(華南) 수산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콜드체인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마 주임의 주장은 코로나19가 우한의 연구소 혹은 우한의 수산시장에서 처음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미국에 정면 반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 WHO 연구팀은 중국 우한을 방문해 조사를 벌인 뒤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동물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내 18개 정보기관에 "90일의 말미를 줄 테니 각종 자료를 재검토해 코로나19에 대한 명확한 결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지난 2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국가정보국(DNI) 서류에서는 "중국에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 더이상의 연구는 무의미하다"면서 핵심 쟁점인 바이러스 발원지를 찾아내진 못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결정적 정보가 중국에 있지만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단 등의 접근을 차단했다"며 "세계는 해답을 알아야 하고 나도 이를 위해 쉬지 않을 것이다. 책임 있는 국가라면 이런 의무를 피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책임론'을 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미국이 철저한 정치 보고로 중국을 헐뜯었다"며 "오히려 미국이 불투명하고 비협조적"이라고 맞받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