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 잔류하던 일본인 1명이 파키스탄으로 대피했다고 일본 교도통신과 NHK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피 희망자인 일본인 1명은 이날 카불 공항에 도착해 일본 자위대 수송기 C-130에 탑승하는 데 성공했다. 카불 공항을 이륙한 수송기는 밤 10시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아프간에 잔류하던 일본인이 자위대 수송기로 대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일본인과 현지 일본대사관 및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에서 근무한 아프간 직원과 그 가족 등 최대 500명을 대피 대상자로 상정했지만 지금까지 파키스탄 대피에 성공한 대상자는 1명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의 현지 활동 기간을 사실상 27일까지로 상정했기 때문에 파견됐던 자위대 대원과 외무성 직원도 아프간을 떠났다고 NHK는 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아프칸에 남아있는 일본인 등을 대피시키기 위해 지난 23~26일 항공자위대 소속 C-2 수송기 1대와 C-130 수송기 2대, 정부 전용기 1대를 파키스탄으로 파견했다.
파견된 일본 자위대 수송기는 카불 공항에 두 차례 착륙했지만, 대피 희망자가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수송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폭탄 테러 등 작전 환경이 더 나빠지면서 일본 아프간 대피 작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카불 공항 주변은 탈레반의 검문이 삼엄한 가운데 대피 희망자들은 버스를 이용해 카불 공항까지 이동하려고 시도했지만 폭탄 테러로 이마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전날 밤 일본인을 포함한 대피 희망자 수백명이 20대 이상의 버스에 나눠타고 카불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이동 중 공항 인근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이동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