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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안동·김천 '규제자유특구' 지정의 숨은 주역, 경북테크노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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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지역특구법이 제정되면서 비수도권 도시에 지정되고 있는 규제자유특구제도는 지방도시에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신산업과 신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다양한 규제를 없애는 데 효과적인 정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5차에 걸쳐 전국에 28개 특구가 지정된 가운데 경상북도는 포항 배터리리사이클링, 안동 산업용 헴프, 김천 스마트그린물류 등 3개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받아냈다. 3건의 특구 지정을 받은 곳은 경북 울산 강원뿐이다. 경상북도가 규제자유특구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데는 경북테크노파크의 기획과 노력이 있었다.

경북테크노파크(원장 하인성)는 2019년 지역특구법 제정과 동시에 전국 처음으로 규제혁신추진센터를 원장 직속으로 설치해 전문가를 뽑고 별도 예산도 확보했다.

10여 년간의 기업 근무 경력이 있는 박성근 규제혁신추진센터장은 홍인기 전 경상북도 ICT융합산업팀장과 호흡을 맞춰 특구 지정을 잇달아 성사시켰다. 박 센터장은 “다른 시·도에서는 기술전문기관이 주도하는 연구과제 중심의 특구를 기획했지만 경상북도와 경북테크노파크는 특구사업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시장을 염두에 두고 큰 그림을 그렸다”고 강조했다. 혁신기업과 연구소, 중앙부처와 이해당사자 등 현장을 누비며 특구 기획 때마다 50회 이상의 회의를 거쳐 사업을 구체화했다. 이런 치밀한 기획은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다.

2019년 8월 지정된 포항의 배터리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는 GS건설의 1000억원 투자 발표 이후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GEM 등 관련 기업의 특구 투자가 5552억원으로 늘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특구 평가 결과에서 2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아 전국 대표 특구가 됐다. 2016년 완공 후 3년이 지나도록 분양이 저조하던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의 임대전용산단은 배터리 관련 기업이 몰려들면서 분양 완료라는 ‘기적’이 일어났다.

경북테크노파크는 이런 경험을 살려 지난해에는 산업용헴프특구 지정을 성공시켰다.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지역의 대마(삼베)산업을 첨단 바이오 소재 산업으로 탈바꿈시킬 계기를 마련했다. 조용하던 안동에 한국콜마, 유한건강생활 등 22개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기술기관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헴프산업의 중심지로 안동과 경북이 부상했다.

올해는 김천의 스마트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이끌어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급증한 가운데 팽창하는 생활물류를 특화사업으로 육성하는 특구다. 자동차 시장 변화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경북의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새로운 친환경 모빌리티와 수송기기 부품기업으로 변신할 가능성을 열었다. 급성장하는 친환경 첨단물류의 중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인성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은 “경북의 포항(동부권)이 배터리, 안동(북부권)이 헴프, 김천(서부권)이 물류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역외 첨단 기업을 유치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전담 센터를 두고 노력한 결과 경북의 특구는 확장성이 커 신규 사업자가 계속 확대되고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끊임없이 창출되는 강점을 지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 원장은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과거에는 자본, 요즘은 인재지만 앞으로는 물류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군위 의성에 건설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함께 모빌리티, 스마트물류를 선점하면 경북의 효자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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