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50)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선언을 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이념도 가치도 변화도 아닌 그저 이권과 권력의 네트워크에 계속 꼽혀 단물을 빨고 싶을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교수는 24일 자신의 SNS에 “도대체 나라를 이정도로 개판을 만들어 놓은 주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후보’라며 이재명을 지지하겠다니 뭘 얼마나 더 망칠게 있는지 궁금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탄희 의원은 전날 “(민주당) 6명의 후보들 중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후보, 저는 이재명 후보라고 판단한다”며 이 지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미래정치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 교수는 이 의원이 “가장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는 “이탄희는 본인 아버지가 시내 유명대학 교수였던 금수저 출신”이라며 “무려 서울대를 나와 법관을 했고, 그러다가 180석 거대여당의 국회의원이 된 대한민국 1%”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이 본인을 아웃사이더로 규정한다. 본인들이 정권을 잡아 공수처법을 만들고 언론중재법을 통과시키는 폭거를 저지르려는 주제에 ‘변화’가 필요하단다”고 비꼬았다.
이 교수는 이 의원 사례를 근거로 국민 열 명 중 세 명이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이유를 파고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저 멀리 조선의 노론으로부터 해서, 일제 친일파, 그리고 독재정권과 재벌에 이르는 거악에 의해 아직도 지배당하고, 이들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만들어 낸다는 망상 혹은 판타지에 갇혀있는 것”이라며 “‘이재명이 잡놈인것은 나도 알아. 하지만 억강부약으로 가진자들의 탐욕을 제어하고, 모두가 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어야 해’ 같은 유치찬란한 정신세계를 가지고 살고 있다”고 평했다.
“이러한 ‘피해자의식’ 혹은 ‘마이너감성’은 이재명처럼 실제 흙수저 출신 뿐 아니라 이탄희처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자들의 뇌에도 특별한 학습과 문화에 의해 바이러스처럼 전승되어 침투해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이재명은 운동권도 아니고, 그냥 인기영합주의 사기꾼인데 서울대 출신 변호사로 똑똑하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박주민이나 이탄희가 왜 이재명 같은 변칙 복서에 줄을 서는 걸까”고 반문한 뒤 “이념인가요? 가치인가요? 변화인가요? 천만에 만만에 콩떡입니다. 이권이겠죠. 권력의 유지이겠죠”라고 답을 내렸다.
이어 “이탄희는 전라도 집안 출신에 본인의 후원회장은 호남의 정치 거물 이낙연이었는데 배은망덕하게 이재명을 지지한다”며 “이 인간들은 수많은 개돼지 유권자들을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통해 피해자, 마이너, 아웃사이더 감성의 포로로 만들어 실체도 없는 거악, 노론, 토착왜구, 자본, 신자유주의와 싸우게 하면서 실제로 본인들은 이념도 가치도 변화도 아닌 그저 이권과 권력의 네트워크에 계속 꼽혀 단물을 빨고 싶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 90학번으로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으로 일했다. 2006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고 오클라호마대 회계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2011년부터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지배구조와 회계투명성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8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으로 재직할 당시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에 대해 “너무나 명명 백백한 고의에 의한 분식회계로 회계 산업의 세월호 사건”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정치권과 거리를 둬 왔지만 최근 국민의힘 대선 예비경선에 나선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경제 및 부동산 정책 공약 등을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