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호주 전기자동차(EV) 충전소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EV충전소 첫번째 투자처로 호주를 선택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랙록의 리얼애셋 사업부가 졸트차지(Jolt Charge)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 졸트차지는 호주 전역에 고속 전기 충전소를 5000개 이상 설치할 계획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와 동시에 블랙록은 졸트차지에 1억달러 이상의 자금도 지원한다. 올해 초 48억달러를 모금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펀드를 통해서다. 해당 펀드는 전체 자본금의 10% 이상을 전기차 충전 분야에 투자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블랙록이 호주의 느릿느릿한 전기자동차 전환 움직임에 충격을 주는(jolt) 방안을 모색하다"고 표현했다. 블랙록의 APAC 지역 재생 에너지 투자 담당 전무인 찰리 리드는 "호주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있어 가장 느린 나라"라면서 "이는 충전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호주의 물류·운송 분야 탈탄소화 노력은 G20 국가들 중 최악으로 꼽혔다. 국가적 목표 부족과 지원정책 미흡 등으로 인해 주요 제조사들이 해당 시장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구형 모델 전기차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충전소가 열악해 전기차를 통한 장거리 운전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블랙록 측은 "졸트차지의 비즈니스 모델에 성장성과 수익성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졸트차지의 사업 모델은 전기차 충전소를 기존의 전기 인프라 위에 설치한다. 이를 통해 충전소를 옥외 광고로도 활용할 수 있다. 졸트차지는 또 운전자에게 첫 7킬로와트 시간에 해당하는 요금에 대해서는 부과하지 않는다. 이는 주행거리 약 45km에 해당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