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2030년까지 수소 모빌리티 제조·공급부터 연료전지 실증화·연구개발(R&D), 사업화까지 수소 대중화를 선도할 전 주기 생산체계를 구축한다고 23일 밝혔다. 울산지역에 등록된 수소차는 지난해 말 기준 1819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수소충전소도 9기로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1위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현대모비스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 공장 투자와 관련해 “전 주기 수소산업 생태계 밑그림을 완성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3020억원을 들여 울산 이화산업단지 3만8000㎡에 수소차 생산설비의 40%를 차지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투자안건을 승인했다.
수소산업 생태계 구축의 대표 사업에는 수소선박과 수소트램 기반 구축사업도 포함된다. 수소선박은 지난달부터 울산 장생포항 인근에서 시험운항에 들어갔다. 실증에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에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가 하이브리드 형태로 장착된다. 연료전지 전력만으로도 최장 6시간 운항이 가능하고 배터리 전력을 포함하면 8시간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 사업에는 선박 구명정 제조업체 에이치엘비와 소형 선박 제조업체 빈센이 공동 참여한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본사가 있는 울주군 온산공단 일대는 국내 최초의 수소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수소선박 제조에 대한 규제 없이 시험 운행 및 실증이 가능하다”며 “울산시의 협조를 기반으로 수소선박 대중화를 열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391억원을 들여 2022년까지 석유화학단지에 구축된 총연장 120㎞인 수소 배관망을 도심으로 연결해 수소전기차는 물론 수소선박, 수소전기트램 등을 자유롭게 운행할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현대로템이 개발에 참여한 수소트램은 이르면 2023년 태화강역~울산항역 4.6㎞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울산시는 실증을 통해 수소전기트램의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되면 2024년 예정된 울산도시철도망에 트램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북구 명촌동 대원에스앤피 공장에는 20㎿급 고체산화물형(SOFC)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올해 말 들어선다. 이 발전소는 울산 전체 45만 가구의 약 11.1%인 5만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동서발전은 현대자동차, 수소전문업체 덕양 등과 함께 세계 최초로 울산화력발전소 내에 수소전기차 넥쏘에 적용된 기술 기반의 1㎿급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실증에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2023년 초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설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은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과 저장, 이송, 활용 등 수소산업 전후방 효과가 뛰어난 연관 기업 200여 개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송 시장은 “수소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워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허브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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