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지도층 3명이 한 외신 여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은 뒤 실소를 터뜨린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인디아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매체 바이스 뉴스의 여기자 힌드 하산은 몇 달 전 아프간 지역을 하나씩 점령 중이던 탈레반 지도층과 인터뷰를 했다.
해당 영상에서 하산 기자는 "탈레반 통치 아래 아프간 여성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탈레반 대원들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서"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는 "아프간 국민들이 여성 정치인에게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냐"고 질문했다. 이를 들은 탈레반 대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에 응한 지휘관인 하탑은 고개를 푹 숙이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웃음은 숨기지 못했다. 이어 그는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촬영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섬뜩한 웃음에 소름이 돋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체에 따르면 탈레반은 인터뷰 전 하산 기자에게 아프간 전통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대해 외신은 "온건 정책을 표방하는 이른바 '탈레반 2.0'에 대해 더욱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6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성도 히잡만 쓴다면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으며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 현지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등의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카불의 한 시민은 더 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탈레반이 변했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모두 탈레반을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