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1차 접종률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차 접종 간격이 벌어진 탓이다. 1차 접종 대비 접종 완료율이 50%가 안 되는 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2378만511명이다. 전 국민의 46.3%가 백신을 1차 접종했다. 2차까지 마친 접종 완료자는 1049만1866명(얀센 백신 포함)으로 접종률은 20.4%다.
1차 접종자 가운데 접종을 마친 사람 비율이 44.1%다. 코로나19 접종자 10명 중 5~6명은 아직 2차를 맞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 비율이 50%를 넘지 않는 건 OECD 38개국 중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84.9%), 캐나다(88.3%), 영국(86%), 일본(75.6%) 등 주요 국가는 1차 접종 대비 접종 완료율이 70~80%대다. 멕시코(53.8%), 콜롬비아(66.4%), 슬로바키아(90.3%) 등도 50%를 웃돈다.
1·2차 접종률의 격차가 벌어진 데는 60~74세의 낮은 접종 완료율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지난 5월 말~6월 초에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뒤 이달 12일부터 2차 접종을 시작했다. 현재 AZ 백신을 맞는 사람이 8주 뒤에 2차 접종을 하는 것과 달리 이들 연령대엔 접종 간격이 11~12주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기준 70~74세, 65~69세의 1차 접종 대비 접종 완료율은 각각 46.9%, 32.8%에 그친다. 60~64세의 접종 완료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0.01%다.
문제는 코로나19 백신을 1차만 맞은 사람들의 예방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을 때 델타 변이 예방률을 30~50%대로 보고 있다. 2차 접종까지 마쳐야 90% 가까이 올라간다. 모더나와 AZ 백신도 1차 접종 시 델타 변이 예방률은 각각 70%대, 60%대다. 2차까지 맞아야 80~90%대가 된다.
최근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맞은 50대의 2차 접종일이 미뤄진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최근 방역당국은 모더나 백신 수급 차질이 빚어지자 mRNA 백신 1·2차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렸다. 모더나뿐 아니라 화이자 접종자도 2차 접종일이 밀린 것이다. 정부가 1차 접종 숫자를 늘리려고 2차 접종분을 끌어다 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의료계에선 ‘백신 수급 차질’을 당장 해결할 수 없다면 현재 보유 물량으로 장년층 및 고령층의 2차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고위험시설 입소자 등에 대한 2차 접종 속도를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접종 연령대를 낮춘 AZ 잔여백신을 맞은 30~40대는 17일 하루에만 1만6명으로 집계됐다. 1차로 AZ를 맞고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이 화이자를 두 번 접종받는 것과 중화항체 형성이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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