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으로 ‘현재 주거 상황이 안정적이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전셋값 급등 여파로 전·월세 거주자 중 ‘주거 상황이 안정됐다’는 응답은 33.5%에 그쳤다.
17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바이브컴퍼니에 의뢰해 작성한 ‘장기공공임대주택 대국민 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거 상황이 안정돼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0.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 온라인 설문은 전국 19~59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거주 유형별로 살펴보면 자가주택 거주자는 63.6%가 ‘주거 상황이 안정됐다’고 응답했다. 전·월세 거주자는 33.5%만 긍정 답변을 내놨다. 주거 안정성을 느끼고 있는 공공임대 거주자는 48.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법 도입 이후 멈추지 않고 있는 전셋값 상승세를 거주 불안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지금 전세보증금으로는 비슷한 수준의 주거 환경을 유지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답변도 나왔다.
주거지 선택 때 최우선 고려 요소로는 직주근접성을 꼽았다.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도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숲이나 작은 정원이 거주지 주변에 있는 ‘숲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도 보고서에 담겼다. ‘거주지 인근에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6.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8.1%에 그쳤다. ‘기회가 있다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76.6%가 ‘그렇다’고 답했다.
LH는 보고서를 토대로 “‘임대’라는 단어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마을’ ‘공공주거단지’ 등의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임대주택 공급 대상을 중산층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분석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