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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지역 25년 된 집도 오릅니다"…시흥·동두천 집값 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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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도 서울이랑 마찬가지 아닐까요. 서울도 핵심지역이 오르면 외곽지역이 뒤따라서 오르는 것처럼 경기도도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 오르니 외곽지역도 따라 오르는 것 같습니다."(경기 시흥시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경기에서도 외곽으로 꼽히는 시흥, 동두천, 오산 등의 집값이 올해 큰 폭 상승했다. 주도 아파트도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집값 상승장은 신축이 주도했지만, 이제는 구축으로 오름세가 옮겨 붙였다. 서울 중심지역부터 오르기 시작한 집값이 외곽인 '노·도·강·금·관·구'(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구) 등의 가격을 끌어올린 분위기와 비슷하다.
'시흥·동두천·오산' 등 경기 외곽 집값 껑충
18일 경기 시흥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올해 초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의 영향을 받았던 은행동·대야동 등 은계지구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강세다. 은행동 '시흥은계한양수자인더클래스' 전용 84㎡는 지난 6월 8억3700만원에 팔렸다. 직전월(5월) 거래된 7억4500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시흥에서는 외곽지역인 정왕동 아파트값도 큰 폭 상승했다. 새 아파트가 밀집한 배곧신도시가 급등했고, 주변 구축들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은지 25년된 정왕동 '대우' 전용 84㎡는 지난 5일 3억74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으로 거래된 2억2500만원보다 1억5000만원가량 비싼 수준이다.

삼환아파트는 전용 59㎡가 지난달 30일 3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올 3월 거래된 2억2000만원보다 1억원 비싸게 팔렸다. '대림3단지' 전용 84㎡도 4억2900만원에 팔려, 종전 신고가인 3억1000만원보다 1억 이상 올랐고, '세종1차' 전용 74㎡도 지난달 3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3월보다 1억500만원 뛰었다.

배곧신도시에서는 10억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시흥배곧 C1 호반 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달 10억원에 매매 계약이 나왔고, '시흥배곧SK뷰' 전용 84㎡도 지난 6월 9억9500에 팔렸다. 신도시 아파트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세입자들이 주변 구축을 매입하거나 이동하면서 지역 집값이 모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두천, 오산 부동산 시장도 '불장'이다. 동두천시 지행동에 있는 '휴먼빌'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4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거래된 3억2000만원보다 8000만원이나 뛰었다. 오산시 부산동 '오산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2일 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인 5억5800만원보다 5000만원가량 비싸게 팔린 것이다.

경기도의 한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중심지가 오르면 외곽이 따라 오르듯, 경기도 핵심지역이 오르면서 경기 외곽지역도 상승하는 것"이라며 "경기권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새로운 변수가 되면서 관련 지역의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했다.
“실수요에 개발 호재 따른 투자 수요까지”
시흥 집값은 올 초 3기 신도시 공급 대책의 영향을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시흥시 과림동과 금이동 등에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지하철 1·2·7호선, 신안산선, GTX-B노선, 제2경인선 등 교통 호재와 인프라 조성 기대감이 집값 상승 배경이다.

경기도 시흥의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3기 신도시 얘기가 나오고, GTX 등 교통 호재가 언급되면서 은행동, 대야동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주요 입지에서 가격이 오르니 시흥 전역이 함께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흥에서도 외곽인 정왕동은 배곧신도시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도시에 수요가 쏠리면서 집값이 상승했고, 기존에 있었던 정왕동 구축 아파트들로 상승세가 퍼졌다. 구축들이 비교적 저렴하다보니 젊은 층들의 내 집 마련 수요와 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정왕동 일대 집값이 들썩인다는 설명이다.


시흥시 정왕동의 A공인 중개 관계자는 "정왕동 집값이 오르는 데는 배곧신도시가 들어선 영향이 크다. 신도시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주변 구축들의 가격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며 "또 지역 특성상 주변에 공단이 많다보니 젊은 층들이 구축 아파트를 매수하고 있고, '갭투자' 수요까지 겹치면서 집값이 오른 것 같다"고 했다.

동두천은 GTX-C노선의 수혜를 봤다. 동두천시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의정부에 GTX-C노선이 연결되면서 같은 노선을 쓰게 된 동두천도 영향을 받았다"며 "동두천은 비조정대상지역이어서 소액 갭투자 수요가 몰린 점도 이 일대 집값 상승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오산은 GTX 이슈는 없지만, 분당선 연장사업이 확정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용인으로 가서 GTX-A노선을 이용하거나 미금·정자역에서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 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치솟는 수도권 아파트값
경기 외곽의 집값 상승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이들 지역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8월 둘째 주(9일)까지 시흥 아파트값은 26.18% 급등했다. 오산은 16.81%, 동두천은 15.99% 올랐다. 민간 기관인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시흥은 28.33%, 동두천은 24.72%, 오산은 24.13% 뛰어 경기권에서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경기권 뿐만 아니라 인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 전체가 들끓고 있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역대급'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0.39% 올라 전주(0.37%)보다 소폭 확대됐다.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주(0.37%)에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고 변동률을 기록한 것이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 5월 넷째 주(31일) 이후 11주 연속 0.3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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