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구간에서 기관이 선택한 상위 10개 종목은 바로 이것들입니다.”
투자자 A씨는 휴대폰으로 증권방송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출연한 전문가가 10개 종목을 언급했다. A씨는 화면에 그중 한 종목을 검색했다. 그러고는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방송을 끌 필요도, 별도의 추가 로그인도 필요 없었다. 요즘 대세인 라이브커머스와 똑같았다.
KB증권이 선보인 ‘마블 미니(M-able mini·사진)’ 베타 버전의 한 장면이다. KB증권은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M-able)’보다 쉬운 MTS인 마블 미니를 모바일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주식 초보자는 물론 다양한 정보를 원하는 투자자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난이도 중’ 수준의 MTS라는 설명이다. 가장 큰 특징은 라이브커머스처럼 방송을 보며 주식을 사고팔 수 있고, 게임 요소를 적용해 재미를 추구했다는 게 기존 MTS와 다른 점이다.
라이브커머스를 도입한 것은 투자자들이 종목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거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매일 장 시작 30분 전인 오전 8시30분부터 장 마감 30분 전인 오후 3시까지 방송한다. 투자 전략부터 시황, 오늘의 톱픽 등이 실시간으로 나온다. 투자자들은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동시에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마블 미니에 나오는 방송은 KB증권이 지난해 4월 출시한 구독형 모델의 디지털 투자정보 서비스 ‘프라임클럽’에서 제공한다. KB증권 소속 프라이빗뱅커(PB)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출연해 증권방송을 진행한다. 투자자들은 종목 설명을 방송으로 들으면서 동시에 구매하기 또는 판매하기 버튼을 눌러 쉽게 거래할 수 있다.
KB증권이 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치열해지는 증권사 간 간편투자 MTS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토스가 주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거세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간편 MTS를 내놨다.
KB증권은 이 중에서도 MTS 라인업을 좀 더 구체화했다. 앞서 테크핀 합작법인 프로젝트바닐라를 통해 간편투자 MTS인 ‘바닐라’를 내놨다. 주식 초보자를 위해 특화한 MTS다. 문제는 토스증권처럼 쉬운 MTS를 지향하다 보면 투자자들이 좀 더 공부하고 싶어도 정보를 접하는 데 제약이 생겼다. 이에 착안해 KB증권은 마블 미니를 내놨다. 주식 초보자용 바닐라, 초보자와 중급자를 아우르는 마블 미니, 기존 MTS인 마블까지 MTS를 3단계로 나눴다.
동시에 MTS가 게임처럼 느껴지도록 재미 요소를 더했다. 첫 화면 상단에 ‘충전하기’를 표시하고 증권계좌에 입금하면 충전 게이지가 차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또 투자금 충전하기 미션카드 서비스를 이달 중 추가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매일 커피를 마시는 대신 커피값만큼 충전하면 커피 아이콘을 얻는 식이다. 외식·여행 등 다양한 아이콘을 제공해 저축과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초보자부터 주식 고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주식거래 플랫폼을 다양화했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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