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0일(11:1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물류 업체들의 중장기 신용도 전망이 밝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물류 산업 신용도 이슈와 방향성을 점검하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코로나19는 물류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가 국내 핵심 유통 채널로 빠르게 자리잡은 덕분이다. 이커머스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와 상품 간 물리적 거리는 물류업의 성장을 촉발하고 있다.
이미 국내 물류 업계는 몇 년 전부터 이런 트렌드 변화에 대비해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자동화·스마트·대형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소규모 도심 물류 거점도 구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특히 택배업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유통 채널로 소비 이동이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택배 시장의 물동량 증가로 이어졌다. 택배 시장 물량 증가율은 지난해에만 20%를 웃돌았다. 연간 총 택배 물동량은 33억7000만 박스다. 국민 1인이 연간 65박스, 4인 가구 기준 일주일에 5박스의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메가 허브 터미널 구축이나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출하·배송 등 일괄처리) 신사업 진출 등 택배 업체들이 전략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은 택배업의 중장기 신용도 방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은 2022~2023년 초대형 터미널 구축을 통해 배송 능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택배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성장세와 과점화 된 시장 구조를 보면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택배 업체들의 풀필먼트 사업 진출은 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요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가파른 외형 성장으로 적잖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택배 기사들의 과로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김 연구원은 "분류 전담 인력 투입과 고용보험·산재보험 가입에 따라 택배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기구 차원의 단가 인상을 통해 상당 부분 충당 가능할 것"이라며 "물론 합의 내용의 실제 이행 경과와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해선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 업체 중에선 CJ대한통운의 장기 신용등급(한국기업평가 기준)이 AA-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A, 한진이 BBB+다. 비택배 업체 중에선 현대글로비스가 AA로 가장 높고, 동방이 BBB-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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