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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는 코의 기능과 모양을 함께 다루는 수술법을 국내에 도입한 선구자다. 고난도 비중격만곡증, 휜 코 교정술, 빈코증후군 수술법 등을 개발해 기능적·난치성 코 성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가 됐다. 20여 개국에서 130여 명의 해외 의학자가 장 교수에게 코 성형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단기 또는 장기 연수를 다녀갔을 정도다.
“집을 지을 때 외관뿐 아니라 기둥, 실내 구조 등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코 성형도 코의 구조와 호흡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장 교수의 지론이다. 장 교수에게 비중격만곡증 등 코 질환과 수술법 등에 대해 물었다.
▷난치성 코 성형수술의 대가인데, 주로 어떤 환자가 많이 찾나.
“겉으로 봤을 때 코가 심하게 비뚤어져 있는 환자가 많이 찾아온다. 비중격만곡증 환자도 많다. 비중격은 콧구멍 사이에 있는 벽을 말한다. 이 벽이 심하게 휘어지면 호흡 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코의 겉모양도 심하게 변형된다. 매부리코가 심하거나 코의 가운데가 쑥 들어가 있는 안장코 환자도 있다.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지만 호흡 기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은 흔한 질병인데, 수술까지 필요한가.
“성인 대부분은 비중격이 조금씩 휘어져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비중격만곡증을 갖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사람마다 둥글게 휘어지거나 직각으로 휘어지는 등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술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중 비중격이 과도하게 휘어져 코의 모양까지 비뚤어지거나 환자의 불편함이 심할 경우 수술을 권한다.” ▷수술하면 어떤 증상이 개선되나.
“비중격만곡증이 심하면 한쪽 콧구멍이 만성적으로 막히거나 코피가 잘 나고, 잘 때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것이 불편해 한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잔다. 비중격이 많이 휘어져 있을수록 양쪽 콧구멍의 면적 차이가 크게 나 호흡에 불편함도 생긴다. 심할 경우 양쪽 콧구멍 면적이 8 대 2 정도까지 차이 나기도 한다. 비중격이 완전히 휘면 점막을 건드려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코가 비정상적으로 휘어 있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수술하면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 ▷어떤 수술을 해야 하나.
“비중격에서 휘어진 부분의 연골을 잘라내고 나머지를 펴는 수술을 한다. 이때 호흡과 관련해 잘라내도 되는 부분과 잘라내선 안 되는 부분을 잘 발라내야 한다. 코의 외관도 잘 생각해야 한다. 비중격은 코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이기 때문에 너무 많이 잘라내면 자칫 코가 주저앉을 수 있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비중격 연골이 약하기 때문에 연골을 강화하면서 펴는 수술 테크닉이 필요하다.” ▷외국에서도 이런 수술법을 배우러 오는데.
“서양에서는 보통 큰 코를 작게 만드는 성형수술이 발달돼 있다. 즉 연골을 약화시켜서 작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외상에 의해 코가 주저앉거나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코가 주저앉는 경우엔 반대로 연골을 강화시켜야 한다. 동양에서 발달한 수술법이 필요한 경우다. 올해 온라인으로 주최한 아산 코 성형 심포지엄에 75개국 의료진 1300여 명이 참석해 코 성형 교육 프로그램을 들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