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59)가 모친상을 당했지만 장례식장은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소속사 SMI엔터테인먼트는 조수미의 어머니 김말순 여사가 이날 오전 5시 4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머물고 있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장례식엔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조수미를 세계적인 성악가로 이끈 인물로 알려졌다. 본인의 꿈이 성악가였고, 재능이 있던 딸이 음악에 몰두하도록 하루에 8시간씩 문을 잠그면서 엄격하게 연습을 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수미의 아버지가 별세했을 때에도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 중이던 딸에게 "무대를 끝까지 마치라"고 독려한 것도 김 여사였다. 당시 조수미는 무대 위에서 아버지 별세 소식을 알린 후 청중 앞에서 노래했다.
조수미가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활약을 이어가면서 김 여사는 2003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조수미 역시 그런 어머니에게 고마움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갔고, 딸 조수미도 알아보지 못했다. 조수미는 어머니를 위해 2019년 어머니에게 바치는 음반 '마더'를 발매했다. 당시에도 조수미는 "어머니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 분이고 가장 그리운 존재"라고 언급했다.
지난 어버이날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나의 어머니'라는 주제로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26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출연 당시 조수미는 "어릴 때부터 온갖 걸 다 시키셔서 나는 굉장히 바쁜 어린이였고 행복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유학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가 믿어 주신 게 결과물로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제야 감사함을 느꼈고 너무 죄송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어머니는 내게 '성악가가 되는 게 내 꿈이었는데 그걸 이루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며 "최근 몇 년간은 어머니가 제 무대를 못 보고 계시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위해 조수미는 매일 전화해 노래를 불러준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머니를 향한 헌정 공연이 마지막 선물이 됐다.
김 여사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코로나19로 조문은 받지 않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