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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규제·자유로운 고용…美 실리콘밸리는 '韓과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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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급 슈퍼 스타트업을 줄줄이 배출한 미국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불린다. 네거티브 규제(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잘 갖춰진 투자 생태계, 고급 인재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의 영향이다.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장점은 스타트업 친화적 규제 환경이다. 대표적인 게 근로시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은 ‘면제 근로자(exempt employee)’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핵심 내용은 주요 부서장과 최저임금의 두 배 이상을 받는 근로자 등 화이트칼라 직장인은 시간 규제를 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트업 등 근로자 5~49인 규모 기업에 지난달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일괄 적용하는 한국과는 다르다.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무조건 주 52시간만 일하라고 하는 건 대기업과의 경쟁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시장질서에 반하는 규제는 한국 정부가 먼저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도 실리콘밸리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에선 전기용품 등을 출시하기 전에 KC인증(국가통합인증마크)부터 받아야 한다. 미국에선 정부 인증 전에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차후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규제기관에 ‘규격 충족’을 입증하는 것도 허용된다.

해고와 채용이 자유롭고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분위기도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떠오르는 스타트업 대국’ 중국은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부터 추진한 창업생태계 구축전략 ‘대중창업, 만중혁신’이 근간이다. 데이터 접근, 세제 혜택, 시험특구 지정, 연구비 지원 등의 규모와 정도가 일관되고 강력하다는 게 특징이다. 가령 솽촹시범기지는 연구개발 비용의 75%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금융회사에는 부실대출 한도를 2%에서 3%로 완화하고 투자를 장려하는 등의 금융정책도 활용한다. 2010년대 초반 하루 5000여 개이던 스타트업 창업이 현재 2만여 개로 급증한 것도 이런 강력한 육성 정책에 힘입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세계 436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중 107개가 중국에서 나왔다. 미국(214개)에 이어 2위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구민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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