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직원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기업도 있지만, 최대 3000달러(약 342만원)의 보너스를 내걸어 자발적인 백신 접종을 유도하는 기업도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육가공 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오는 11월 1일까지 직원 약 12만 명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육가공 공장을 잇달아 폐쇄하는 비상사태를 겪었다. 도니 킹 타이슨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수개월간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면서 “하지만 현재 사내 접종률은 5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직원들에게 다음달부터 미국 내 회사 시설에 출입하려면 백신 접종 증명을 제시해야 한다고 알렸다. 앞서 구글, 페이스북 등 다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도 직원들에게 사무실로 돌아오려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백신 접종 의무화 대신 유인책을 사용하는 기업도 있다.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강제하면 일부 직원이 이에 반발해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스튜어트 아펠바운 미국 도소매업협회 회장은 “음식 제조업계와 유통업체 근로자 상당수는 백신을 맞지 않으려 한다”며 “건강상의 이유와 정부 불신, 팬데믹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등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전체 인구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비율은 이날 기준 50.2%다.
미국 내 고용 규모가 160만 명에 달하는 유통업체 월마트는 본사 직원과 지역 매니저 등 약 1만7000명에 대해서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매장이나 창고 직원에게는 접종하면 150달러의 보너스를 주고 있다.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오는 10월까지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철강회사 클리블랜드클리프는 21일까지 직원 2만5000명의 백신 접종률이 75%를 넘으면 1500달러를 보너스로 주기로 했다. 접종률이 85%를 넘어서면 보너스를 3000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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