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논의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Yes인지 No인지 답해달라"는 요청에 "일본군 전범이 겹쳐 보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양 대표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일본군 전범이면 국민의힘은 일본군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 대표가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당 간의 대화라고 하면 정상적인 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예를 들어 송영길 대표와 회담하면서 전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합당이라는 굉장히 공적인 문제에 대해 국민의당이는 당이 (합당을) 진행할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를 물었는데 계속 말이 빙빙 돈다"며 "플러스, 마이너스 통합 등 현학적으로 말을 빙빙 돌리면서 자기들이 만든 개념 가지고 국민들을 짜증 나게 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사람이면 'Yes인지 No인지 대답해달라'고 하면 'Yes다 No다' 대답을 하는데, (안 대표가) 2차대전 일본군 전범 야마시타가 영국군 장교에게 항복을 강요하면서 'Yes냐 No냐' 물었던 것이 생각난다고 하면 이게 어떻게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 간의 대화냐"며 "저를 보면서 일본 전범이 연상된다고 하는 것도 그 자체로서 기분이 나쁘고 논란이 될 만한 일이지만, 제가 일본군 전범이면 우리 국민의힘은 뭐가 되나. 일본군인가"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합당을 못 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시간을 끄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건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그 전략이 진짜 머릿속에 있다면 전술적으로 상대 당대표를 일본군 전범으로 모는 것은 굉장히 바보 같은 행동"이라며 "우리 국민이 바보냐. 그냥 싫으시면 싫다고 말씀하시면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4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출연해 "그 말(이 대표의 Yes인지 No인지만 답하라)이 일본이 싱가포르를 침략했을 때 야마시타 중장이 '예스까노까', '항복할래 말래?' 역사적으로는 그런 뜻"이라면서 "설마 그런 의도로 했을까. 역사적 사실을 모르고 그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