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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 가입 까다로워진다…달러 월급 받아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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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달러보험의 가입 문턱이 확 높아진다. 실수요자나 외화 투자 경험을 갖춘 전문투자자가 아니면 가입이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환 리스크를 고려해 선량한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가입 문턱 확 높아지는 달러보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달러보험 판매 가이드라인을 이달 내놓을 예정이다. 달러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로 내고 받는 보험상품이다. 보험금 수령 시점의 환율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다.

당국은 지난달 말 각 보험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생명보험협회를 통해 막바지 의견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별문제가 없지만 수십 년에 달하는 가입 기간을 고려할 때 환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며 “환헤지형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실수요자 위주의 가입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제시한 초안에는 달러 고정 수입이 있거나 여행·유학자금 등이 필요한 실수요자, 외화 전문 투자자 등을 달러보험의 주된 가입 대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헤지형 상품에 대해서는 관련 비용을 가입자에게 모두 전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 “달러 실수요자 위주로 판매”
이처럼 강도 높은 달러보험 판매 규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보험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환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9년 이후 달러보험 시장은 급성장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3000억원 초반에 불과하던 외화보험 수입보험료(매출)는 2020년 연간 1조원을 훌쩍 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환 리스크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입하는 불완전판매도 함께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달러보험이 투자형 상품인 연금보험이 아니라 보장형 상품인 종신보험 형식으로 주로 판매되고 있어 중도해지 땐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액 수수료에 눈이 먼 일부 보험 설계사가 달러 종신보험을 안전자산 투자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파는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소비자 피해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종신보험은 연금보험에 비해 설계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많게는 세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신보험이 최소 30년 이상 초장기 상품이다 보니 장기 환변동 리스크도 개별 소비자가 부담하기에 지나치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이야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만 50년 뒤에도 그럴 것이란 보장이 어디 있겠느냐”며 “과거 기업들이 환율 급변동으로 큰 손실을 본 엔화대출 사태 등을 감안하면 이를 예방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은 달러 고정 수입이 있거나 여행·유학 등 명목상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되 외화 상품에 밝은 전문투자자 등에 한해 가입을 허용하는 취지의 초안을 마련했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려면 환헤지형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가입자가 원하면 보험료를 원화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전환 옵션을 부여하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한국만 유독 과잉 규제”
보험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별문제 없이 판매해온 상품을 한국만 유독 과잉 규제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불완전판매가 전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대부분 가입자가 환율 변동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가입 신청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규모가 장기적으로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다면 모를까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원·달러 환율 1000원 선 붕괴(원화가치 급등) 시나리오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사들도 국내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했다.

환헤지형 상품에 대해서도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만 높일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헤지 비용 일부를 보험사가 부담하더라도 상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달러보험의 매력도가 지금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소람/이호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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