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NM은 지난해 콘피니티 사업에 참여해 진행한 프로젝트를 이듬해 실제 상품으로 선보이는 성과를 냈다. 올해도 콘피니티 프로그램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올해는 확장현실(XR)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기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기술을 융합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스타트업과 고민하기 위해 참여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및 미래사업과 관련해 스타트업 테이크원 컴퍼니, 알파서클, 픽셀리티게임즈와 협업한다.
우선 시네마틱 게임·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테이크원컴퍼니와는 선택지를 도입,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드라마를 CJ ENM 드라마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할 계획이다. 픽셀리티게임즈와는 IP를 활용한 가상현실(VR) 게임화 가능성을 타진한다. VR 영상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알파서클의 경우 OTT를 VR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자사의 고화질 360영상 재생 솔루션을 탑재한 서비스 프로토타입을 제작 중이다.
특히 알파서클의 경우 지난해 콘피니티 프로그램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작년 CJ ENM은 자사 IP인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와 콘텐츠 제작 노하우에 알파서클의 실감영상 기술력을 더해 VR 패키지 상품을 제작·출시했다.
지난해 미디어 이머시브(관객체험형) 체험전으로 선보인 '신비아파트 미디어 어드벤처: 내가 구하리!'를 8K 초고화질의 VR 콘텐츠와 굿즈를 결합한 패키지 형태로 판매에 나선 것. 8K 해상도로 제작된 만큼 실제 전시회에 방문한 듯한 체험감과 몰입감을 선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이 초기 기술 테스트(PoC) 시도와 검증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계약과 상품 출시까지 이어진 사례로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엽 CJ E&M 콘텐츠 R&D 센터장(사진)은 "콘피니티 프로그램은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넓혀주고 회사 내 다양한 부서와 PoC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산업 트렌드 특성상 오픈이노베이션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콘피니티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혁신의 씨앗은 회사 내부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선 자기만의 영역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외부의 역량 있는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J ENM은 콘텐츠R&D센터가 참여, 지난해 케이블 음악전문 채널 엠넷(Mnet)에서 방영한 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번' 등의 성과로 다양한 기술 협업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콘피니티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존에 PoC 중인 프로젝트와, 중장기적으로 CJ ENM과 협업 가능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검증하고 초기 투자도 검토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력을 가진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추구하고 동반성장 가치를 실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