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정책과 중국의 자국 기업 때리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는데도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인해 혼조세를 보이다가 강보합에 그쳤다.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79포인트(0.18%) 오른 3242.6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36% 높은 3248.49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내 힘이 빠졌고, 세 차례 하락과 상승을 오가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국외 불안 요인이 어느정도 완화됐지만,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았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2291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200선물을 1155계약 순매수했지만, 오전 한 때 순매수 규모가 3658계약에 달했다가 3분의1 이하로 줄었다. 개인도 장 막판 매도세로 돌아서며 16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기관만 홀로 2578억원 어치를 샀다. 프로그램 매매는 2451억원 매도 우위였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테이퍼링(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 축소) 우려가 축소되고, 이날 중국 증시가 상승했는데도 혼조세였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에도 반도체 주요 기업에 대한 외국인 매도 물량이 확대돼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63조6716억원, 영업이익 12조566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개장 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와 54.2% 증가한 호실적이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불렸던 2018년 3분기 이후 11개 분기만에 최대치다. 특히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0.25%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장중 약세 권역에 머물다 장 막판 회복해 보합세로 마감했다. 이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포스코(POSCO)도 2% 넘게 빠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LG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올랐다.
주요 업종은 혼조세였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 소식에 음식료품은 1.97% 올랐다. 섬유·의복, 비금속광물의 오름폭도 1%를 넘었다. 반면 철강·금속, 운수창고, 의료정밀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8.45포인트(0.82%) 오른 1044.13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36억원 어치 주식을 샀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2억원 어치와 363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타법인도 254억원 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 펄어비스, 알테오젠, SK머티리얼즈, 에이치엘비 등이 오른 반면, CJ ENM, 엘앤에프, 카카오게임즈 등은 내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10원(0.70%) 내린 1146.50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