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그동안 민주당이 독주한다고 하거나 입법폭주하고 있다는 말이 부담스러워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맡고 있었던 상임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재배분하기로 한만큼 개혁 입법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원내대표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야당 몫으로 정하면서 개혁입법이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해 "이번에 법사위를 (야당에) 주면서 안전장치는 다 마련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상원 노릇, 상왕 노릇하던 법사위원장을 앞으로는 국회에서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을 자신있게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원 구성 협상이 완결되지 않은채 18개 상임위를 독식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독식구조 해소가 됐기에 더 자신있게 개혁정책을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최근 합의를 통해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심사로 제한하는 법률안을 준비하고 기존 법사위 심사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키로 했다. 윤 원내대표는 "120일에서 60일로 당겨놨기 때문에 법사위가 법안을 무작정 묵혀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계기로 언론개혁, 검찰개혁 입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언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언론개혁3법인 언론중재법, 미디어바우처법, 신문법도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 사법개혁과 2단계 검찰개혁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론 "법원조직법, 군사법원법, 검찰청법, 형법 등 개정안에 대해 신속히 논의를 마무리하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 중인 데이터기본법, 탄소중립기본법, 국가균형발전법 등도 중점 법안으로 언급했다.
민주당은 최근 정부로부터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중 아직 입법이 완료되지 않은 과제 리스트를 받아 각 상임위에 전달했다. 정권이 바뀌면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남은 기간 입법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국회와 법제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계획한 법안 483건 중 319건(66.3%)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윤 원내대표는 하반기 법사위를 야당에 내준 게 실수 아니냐는 지적에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최고위원회 의사결정 따라 협상한 것"이라며 "조금 더 분명히 의원들의 의사를 물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의총에서 급히 거수로 표결까지 거쳐 추인받았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일부 민주당 당원들은 송영길 당 대표와 윤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전날 밤 문자폭탄을 날렸다. 내년 하반기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은 내준 데 대한 반발이었다. 한 당원은 윤 원내대표의 전화번호와 함께 그에게 보낸 "국민들과 당원들의 뜻을 무시하고 국짐당(국민의힘)과 야합하니 좋습니까. 당신은 다음 당내 경선 때 낙선운동 감"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하기도 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문자 인증샷을 보내며 동참했다.
고은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