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자율주행·확장현실(XR) 등 분야에서 신기술 개발 성과를 속속 내고 있다. 빅테크 기업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한국경제신문이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통신 3사가 특허청에 특허 출원을 한 내역을 분석한 결과 원천기술 연구개발(R&D)에서도 ‘탈통신’ 경향이 뚜렷했다.
SK텔레콤은 이 기간 특허를 24개 출원했는데, 절반이 넘는 14개가 AI·모빌리티 등 비통신 분야였다. AI·데이터 분야에서만 ‘멀티 모달 기반 사용자 구별 방법 및 장치’ 등 7개 특허를 출원했다. 멀티 모달 기술은 구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도 주력하고 있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AI 비서가 음성뿐 아니라 영상·이미지 등도 동시에 인식할 수 있어 진일보한 AI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 클라우드(2개), XR·모빌리티·사물인터넷(IoT)·보안(각 1개) 등 분야에서도 신기술을 확보했다.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이용할 때 하나의 영상 위에 또 다른 영상을 덧입힐 수 있는 ‘PIP(픽처 인 픽처)’ 영상 표시 기술이 포함됐다. 고객들의 XR 경험을 풍부하게 할 기술이라는 평가다.
KT도 지난 1년간 출원 특허 20개 중 8개가 비통신 분야에서 나왔다. 자율주행(3개) 분야 기술 개발이 특히 활발했다. 완전 자율주행차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는 ‘사이드링크’ 관련 특허만 3개다. 사이드링크는 자율차가 통신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다른 차량, 사물과 직접 통신할 수 있게 한 기술이다. KT는 올 5월 회사 내 AI 모빌리티 사업단을 신설해 자율주행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AI(2개), 보안(1개), 기타 정보통신서비스(1개) 등 분야에서도 특허 출원이 이뤄졌다.
LG유플러스는 작년 7월~올 6월 특허 출원 개수가 6개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인 3개가 XR·클라우드·IoT 분야에서 나오는 등 탈통신 경향은 다른 통신사와 같았다. ‘클라우드 서버 기반 증강현실(AR) 서비스 제공 방법’ 특허는 XR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하나의 AR 콘텐츠를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조작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유플러스의 AR 앱 또는 AR 글라스에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선한결/배성수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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