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 위기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에 힘입어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으로 3분기 성과를 낙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2분기 영업익 1조8860억…전년比 219% 증가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8860억원이라고 22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9.5% 늘었다. 2014년 2분기(2조872억원) 이후 7년 만의 최대 성과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7% 늘어난 30조3261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글로벌 백신 접종 본격화로 주요 시장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된 점도 매출 증가세에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9826억, 지난해 2분기보다 42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익의 경우 수익성 낮은 신흥시장 판매가 증가했으나 전반적 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 개선과 고수익 차종 위주 신차 라인업 확대가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03만13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5% 늘었다. 국내 판매는 20만682대, 해외 판매는 83만667대로 국내는 11.0% 감소했으나 해외 판매가 73.6% 껑충 뛰며 상쇄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 여파를 내수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투싼과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70 등 고수익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확대가 이를 방어하지 못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더해 경쟁력을 갖춘 주요 차종 신차 효과가 더해져 판매 증대가 이뤄졌다고 풀이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와 글로벌 판매 회복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영업익은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 및 비우호적 환율 영향 속에서 판매 물량 증가와 수익성 중심의 판매로 회복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 믹스는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 판매 회복으로 소폭 악화됐으나 고수익성 차량 위주 판매 전략으로 수익 개선세를 이어갔다"고 부연했다.
상황 나아지지만 3분기 낙관은 어려워
그럼에도 3분기 경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주요 시장의 중심 수요 증가로 일부 개선 효과가 있겠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공급 차질 리스크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추가 반도체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주요 반도체 업체와 협력해 상반기 생산 차질을 만회하겠다는 계획. 현대차는 반도체 부족 사태와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환으로 대체소자를 발굴하고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대외적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GV70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등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 글로벌 시장 안착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 추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