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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부자 씨젠, 하청공장 삼바"…셀트리온 주주들 '말말말'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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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까지 셀트리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동의 1위 바이오주였습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가총액이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해왔습니다. 2020년에는 삼성바이오가 급등하면서 대장주 자리를 완전히 뺏겼습니다.

16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7조995억원입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톱10’에 턱걸이했습니다. 삼성바이오 시총은 59조4823억원으로 코스피 6위입니다. 시총이 22조원 차이로 벌어진 것입니다. 셀트리온 주주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씨젠이 등장했습니다. 작년 67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코로나19 시기 한국을 상징하는 바이오주가 됐습니다. 작년 셀트리온 영업이익인 7121억원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씨젠은 올해도 6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입니다.

경쟁자가 생기면서 주주들 간에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부심이 강한 셀트리온 주주들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국내 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는 게 주주들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뉴스 댓글과 주주게시판에서는 저격전이 벌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 주주들은 삼성바이오가 ‘하청공장’이라고 비판합니다. 신약을 만드는 셀트리온과 달리 의약품 위탁생산(CMO)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고평가 됐다고 지적도 합니다. 삼성바이오가 벌어들이는 이익이 셀트리온보다 훨씬 적은데 주가만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는 작년 영업이익으로 2928억원을 벌었습니다. 셀트리온이 번 돈의 41% 수준입니다. 한 셀트리온 주주는 “고평가 기업은 삼성바이오인데 공매도 세력들은 셀트리온의 밸류에이션만 문제 삼는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삼성바이오 주주들은 입장이 다릅니다. 우선 삼성그룹이라는 든든한 친정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룹사의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셀트리온의 주요 사업인 바이오시밀러가 레드오션이 됐다고도 지적합니다. 한 삼성바이오 주주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다 바이오시밀러에 뛰어드는데 셀트리온이 버틸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씨젠과 셀트리온 주주들의 설전도 오고 갑니다. 최근 바이오 관련 기사에서 한 씨젠 주주는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바이오회사 순위에서 씨젠은 4위를 차지했는데, 셀트리온은 한 번도 순위에 든 적이 없다”며 “실적도 ‘셀트3사’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셀트리온 주주는 “코로나19 끝나면 실적 폭락이 훤히 보이는 씨젠과 계속 성장하는 셀트는 차원이 다르다”며 “벼락부자와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기업은 비교도 불가능하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그룹사 합산 실적이 가장 많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의 합산 영업이익은 작년 기준 1조978억원 입니다. 올해는 셀트리온 혼자 1조4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장 먼저 가입하는 한국 바이오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올해 삼성바이오 영업이익은 4305억원으로 전망됩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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