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차호출시장의 절대 강자 디디추싱이 당국의 제재로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한 직후 빈자리를 노린 경쟁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4일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중국 음식배달시장 1위인 메이퇀뎬핑이 지난 주말부터 '메이퇀다처' 브랜드의 승차호출 영업을 재개했다. '다처(打車)'는 '차를 부른다'는 의미다.
메이퇀이 승차호출업을 다시 시작한 건 2019년 6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이 회사는 2017년 2월 이 사업에 뛰어들었고, 한때 주력 서비스 지역인 상하이에서는 시장점유율 30%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자가 누적되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메이퇀은 음식주문 앱에 승차호출 기능을 추가했다. 최대 90%에 이르는 할인권, 기사 모집 광고 등을 올려 놓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 메이퇀은 또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확보한 사용자 테이터를 승차호출 영업에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고객 정보 보호를 강조했다. 디디추싱이 최근 데이터 안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에는 디디추싱 외에 230여개의 승차호출업체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업체 지리자동차그룹 계열의 차오차오는 30% 할인쿠폰을 뿌리고 있다. 국유기업인 이치자동차 계열 T3추싱은 15개 도시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의 승차호출업 시장은 2020년 기준 5조7000억원(약 1008조원)으로 추산된다. 2025년까지 연평균 13.1%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디디추싱은 2016년 최대 경쟁 상대였던 우버차이나를 인수한 이후 이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해 왔다.
디디추싱은 이번 신규 회원 모집 중단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디디추싱은 중국에서 연평균 5000만명씩 사용자를 늘려 왔다. 회원 모집을 멈춘 국가안보 조사 기간 동안 매월 400만명 이상을 모집하지 못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디디추싱은 핵심 인프라인 운전기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30회 서비스 당 100~150위안의 인센티브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고 있다. 이는 재무적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