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주력 상품이었던 부동산담보대출이 보험사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가 은행권의 대출길을 좁히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대출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보험사에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은 각각 32조4603억원과 18조916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4.7%와 6.2% 각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삼성생명의 1분기 말 기준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은 21조32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2%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1조700억원가량이 몰렸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총 증가액이 9조원 안팎이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한화생명의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 또한 1년 전보다 15.3% 늘어난 4조984억원을 기록했다. 푸본현대생명, 신한라이프 등 생보사들도 같은 기간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이 10% 이상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삼성화재의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이 1년 만에 13.8%가 증가한 10조8184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10.7% 증가한 1조원 이상의 규모를 달성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은행권 대출을 조이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조건이 깐깐하지 않고 금리가 낮은 보험권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 금리 기준은 은행과 다르게 책정된다. 통상적으로 우량 보험 계약자의 경우 시점에 따라 은행권보다 더 이익이 큰 조건으로 대출을 받곤 한다.
생명보헙업계 관계자는 "부동산담보대출 수요가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니,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기 수월한 보험업 쪽으로 고객층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보험사의 금리 조건이 은행권보다 나쁘지 않으니 업권 전체에 대한 주담대 수요가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며 "최근 은행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이 보험사로 발길을 옮긴 것도 영향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