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몸값은 2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 일진하이솔루스 등 조(兆) 단위 기업들의 청약 대열에 렌터카 대장주까지 가세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더욱 달아오르게 됐다.
롯데렌탈은 12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희망 공모가격은 4만7000~5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 직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조1614억원, 할인율을 적용하기 전 기업가치는 2조8000억원 수준이다. 2015년 롯데그룹이 1조200억원에 인수한 이후 6년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롯데렌탈이 상장하면 SK렌터카(12일 종가 기준 6738억원)를 제치고 국내 렌터카주 왕좌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기관투자가와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차례로 청약을 진행한 뒤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았다.
롯데렌탈의 모태는 금호그룹이 1990년 미국 허츠와 제휴해 세운 금호렌터카다.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알짜 계열사로 자리매김했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던 금호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10년 KT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5년 뒤인 2015년 KT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또다시 매물로 나와 롯데그룹에 팔렸다. 현재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지분율 47.06%)와 롯데부산호텔(28.43%), 롯데손해보험(4.90%) 등이 지분을 나눠 들고 있다.
롯데렌탈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상황 속에서도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로 몸집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롯데렌탈이 보유한 렌터카 수는 23만5723대(점유율 21.8%)로 2위 SK렌터카(13만5448대·12.5%)보다 10만 대가량 많다. 지난해 매출은 2조2520억원, 영업이익은 159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렌터카 외에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 카셰어링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렌탈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카셰어링 사업 투자를 강화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이 롯데렌탈을 인수할 때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은 6년 만에 대규모 수익을 거두게 됐다. 롯데렌탈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이번 상장 과정에서 보유 중인 576만9212주를 모두 구주 매출로 처분하기로 했다. 낮게는 69%, 높게는 112%의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렌탈이 다음달 상장에 나서면서 7~8월 ‘대어’급 공모주는 더 늘어나게 됐다. 7월 26~27일 카카오뱅크가 공모를 진행하면 8월 2~3일, 4~5일에 각각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가 나서고 그 배턴을 롯데렌탈이 이어받는 것이다. IPO 시장에선 8월 상장 예정 기업의 공모 규모만 7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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