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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안에 들어온 '디지털 인증'…빅테크·통신사 경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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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디지털 인증 시장에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NHN,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이 모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용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통신 3사가 공동 운영하는 패스다. 3100만 명에 달한다. 핀테크업체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인증 사용자는 2300만 명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지갑, 네이버 등의 인증 규모는 각각 1000만 명이 넘는다.
카카오, 연말정산에서 기선 제압
공인인증서 제도가 지난해 12월 폐지되면서 민간 디지털 인증 시장이 급팽창했다. 카카오가 먼저 치고 나갔다.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2017년 6월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12월 나온 카카오톡 인증(카카오톡 지갑) 이용자 수는 1500만 명을 넘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지갑은 현재까지 출시된 민간 인증 서비스 중 가입자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지갑 사용자는 연초 연말정산을 계기로 급증했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민간 인증서를 허용했다.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15일부터 30일까지 국세청 홈택스에서 카카오 인증서를 통한 인증 건수는 586만 건에 달했다. 통신 3사의 패스(240만 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올초 연말정산에서 옛 공인인증서 방식을 사용한 이용자는 전체의 88%로 7000만 건이 넘었다. 민간 인증 서비스가 연말정산에서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카카오톡 지갑은 인증서뿐 아니라 각종 신분증과 자격증 등을 카카오톡에 보관,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 인증서, QR 체크인 서비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국가기술 자격증 495종, 음원 서비스 멜론의 VIP 등급 카드 등을 카카오톡 지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정부24(공공증명서 발급 등) 로그인,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 조회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카카오 인증서 사용이 가능하다.
네이버 인증의 절반은 20·30세대
후발주자인 네이버의 반격도 거세다. 지난해 3월 시작한 네이버 인증서 가입자는 최근 1100만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인증서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설명했다. 국내 6개 사이버대(세종사이버대, 건양사이버대, 글로벌사이버대, 경희사이버대, 서울사이버대,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재학생 4만여 명이 네이버 인증서를 활용해 강의 수강, 수강 신청, 시험 응시 등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우리은행, 연세대와 ‘스마트 캠퍼스 사업 구축 및 공동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증서 활용처를 실제 캠퍼스까지 넓히기 위해서다. 네이버 인증 서비스에서 학생증을 발급받은 뒤 QR코드로 도서관 등 학교시설 출입, 도서 대출 등 다양한 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NHN도 핀테크 자회사 NHN페이코를 통해 지난해 9월 ‘페이코 인증서’를 내놨다. 작년 12월에는 보안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정부의 ‘공공 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따냈다. 페이코 인증서도 국세청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 개인통관고유번호, 위택스 등 공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NHN은 삼성SDS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술로 인증 기록을 평생 관리하고, 사용자는 인증 기록을 언제든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인증 시장은 아직 1000억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이용자를 다른 서비스로 유인할 수 있어 IT 플랫폼 기업에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민간 디지털 인증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행안부는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 등 3개 공공 웹사이트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하던 민간 전자서명의 ‘간편인증 서비스’를 하반기 50개 공공 웹사이트로 확대한다고 최근 밝혔다. 복지로, 국민건강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서비스에 민간 인증서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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