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하면서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를 인용해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유니콘 기업이 729개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1년 전 478개사에서 약 53%(251개사)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유니콘 기업이 250개에서 500개로 증가하는 데 약 2년 걸렸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니콘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유니콘 기업 수는 1년 전에 비해 64% 증가한 374개였다. 2위 중국(151개사)과의 격차가 크다. 소프트웨어, 핀테크 관련 회사가 많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디지털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지난 3월 미국 핀테크업체 스트라이프는 6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95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트라이프처럼 가치 100억달러 이상인 ‘데카콘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33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유니콘 기업은 10개로 집계됐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중국, 인도 다음으로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유니콘 기업으로 핀테크업체 토스, 게임업체 크래프톤, 온라인 쇼핑업체 쿠팡 등을 거론했다. WSJ는 “한국이 유니콘 기업의 산실이 되고 있다”며 “그동안 대기업이 주도해온 한국 산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번성하게 된 요인으로는 IT에 능숙한 풍부한 인력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은 거의 모든 가정이 스마트폰을 보유해 잠재력이 큰 온라인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은 소매 시장의 전자상거래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다. WSJ는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대형 IT 기업에 규제의 고삐를 죄는 데 비해 한국 정부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점을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했다. 다만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이 국내 시장에만 집중해 세계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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