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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지연에 재봉쇄 가능성까지…美 증시도 불안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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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은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긴축 전환 시점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하루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만5000여 명으로, 올 6월 말 1만2000여 명 대비 25%가량 급증했다. CDC의 최신 통계인 6월 20일~7월 3일 집계에선 새 확진자의 51.7%가 델타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초·중순만 해도 델타 변이 비중은 30% 수준이었다. 델타 변이가 이미 지배종이 된 것이다. 로런스 고스틴 세계보건기구(WHO) 국가·글로벌 보건법 협력센터장은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올가을 대규모 재확산이 우려된다”며 “거리두기 등 종전 규제가 다시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속도 역시 느려지면서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CDC는 전체 인구 대비 70% 접종률을 달성(집단면역)하는 시점을 내년 1월로 늦췄다. 올초만 해도 늦여름 이전에 집단면역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현재 미국에서 백신을 한 차례라도 맞은 사람은 55.1%다.

재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금융시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산시장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0년짜리 금리는 이날 연 1.24%까지 추락했다가 1.30%로 마감했다. 지난 2월 18일(연 1.29%)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저치다.

미 중앙은행(Fed)이 주시하는 고용지표도 다소 부진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000명 늘어난 3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평균(35만 명)보다 많았다. 지난주 나온 6월 고용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비농업 일자리가 전달보다 증가했지만 실업률은 되레 높아졌다. 6월 실업률은 5.9%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Fed가 연내 테이퍼링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날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종전의 ‘2% 바로 밑’에서 ‘2%’로 수정했다. 물가 목표를 높여 현재의 통화 팽창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ECB가 물가 목표를 조정한 것은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다만 Fed의 긴축 전환 시점은 오는 13일 공개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당부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6월 물가가 또다시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 조기 긴축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 작년 동기 대비 4.2%, 5월 5.0%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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