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집’에는 TV홈쇼핑 회사들이 ‘족쇄’로 꼽는 송출수수료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방송 사업에서 1893억원의 매출을 올린 홈앤쇼핑은 해당 사업 매출의 78%인 1476억원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했다. 송출수수료는 KT·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TV(IPTV), LG헬로비전 등 종합유선방송(SO)에 내는 일종의 ‘자릿세’다.
GS홈쇼핑(현 GS리테일), CJ오쇼핑(현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 업계 선두권 회사도 다르지 않다. 홈쇼핑 7개사의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평균 53.1%다. 2011년 25.0%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금액으로는 5851억원에서 2조295억원으로 뛰었다. 특히 유료방송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IPTV의 수수료 인상률이 높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인상률이 31.4%에 달한다.
송출수수료 문제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홈쇼핑 업체들의 절규다. 홈쇼핑은 소비자의 탈(脫)TV, 모바일화로 큰 위기를 맞았다. GS는 합병을, CJ는 브랜드 전면 개편을 택하는 등 생존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변신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홈쇼핑 업체의 하소연이다. 모바일·온라인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본업인 TV홈쇼핑이 당분간 버텨줘야 한다는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송출수수료가 TV홈쇼핑 생태계 전체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TV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70%가량은 중소기업 제품이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입점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절반이 고스란히 송출수수료로 나간다”며 “과도한 수수료는 중소기업에도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방송사업자도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PTV 운영사들은 가입자가 증가하고 콘텐츠사업자(PP)에 내는 프로그램 사용료가 인상돼 송출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지난해 IPTV는 유료방송 중 유일하게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을 낮췄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수료를 올려도 홈쇼핑사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다”는 홈쇼핑 관계자의 하소연에 귀 기울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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