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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깜짝 실적에도 여전히 '8만전자', 기관·외국인 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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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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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증권가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주가는 8만원대 초반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이 1500억원 어치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증시 개장 전 공시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3.6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2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라고 불렸던 2018년 3분기의 17조57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는 매출 61조2813억원, 영업이익 10조9741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잠정치가 컨센서스보다 13.9% 많은 호실적이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빠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00원(0.49%) 내린 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8만3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8만8000주(1040억7000만원 어치)와 77만1028주(622억9900만원 어치)를 팔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전일 3305.21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반도체 업황의 고점 우려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87포인트(0.60%) 하락한 3285.34에 거래를 마쳤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peak-out)을 우려하는 이유는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IT 세트 생산차질로 세트업체들의 메모리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메모리 공급 부족 영향에 따라 대만 노트북 위탁개발생산(ODM) 업체들의 5월 월별 매출액은 전월 대비 6.8% 감소했고 CAICT가 발표한 중국 업체들의 5월 스마트폰 출하량 또한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5월과 6월의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각각 전월 대비 7.5%와 11.1%가 늘었다. 세트 업체 입장에서 부품(반도체) 매입이 늘었는데 완제품 출하가 줄었으니, 반도체 재고가 쌓여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요 측면에서 언택트 수요의 감소,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회사들의 자본투자(Capex) 증가, (주가 측면에서) 밸류에이션 배수의 하락 추세 진입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이번 잠정실적 발표 전 말한 바 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는 2018년 이후 3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공급과잉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설비투자도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이뤄져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을 바탕으로 부문별 영업이익을 반도체 부문 7조원, 디스플레이 부문 1조3000억원, 스마트폰 부문 3조2000억원, 소비자가전 부문 1조원 등으로 추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 수준으로 직전분기의 3조7000억원 대비 대폭 증가했을 것”이라며 “특히 디램(DRAM)은 출하량과 판가가 직전분기 대비 각각 10%대 초반과 10%대 중후반 상승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능가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레 재고가 대폭 감소해 하반기 판가 협상에서도 주체적이며 능동적인 자세를 유지하리라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대해서는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직전분기 3000억원 영업손실에서 4000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KB증권은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예상을 바탕으로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15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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