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6일 제2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추도사를 쓴 것은 (피해자의) 기자회견 전으로, 기자회견 전에는 ‘피해호소인’과 ‘피해자’라는 표현이 혼용되던 시기”라며 “추도사에 ‘피해자’라는 단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아 추도사를 정정했고 이 자리에서도 필요하다면 피해자에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한 신문에 기고한 박 전 시장 추도사에서 “부디 이 절절한 애도가 피해호소인에 대한 비난이자 2차 가해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피해호소인’이라는 표현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됐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우월적 지위에 의한 성희롱, 성폭력이 얼마나 사소하게 취급될 수 있고, 쉽게 침묵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공식적 발화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조 교육감은 9개월 만인 지난 4월 기고문에 쓴 ‘피해호소인’을 ‘피해자’로 수정했다.
조 교육감은 “(피해자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시길 바란다”며 “혼용을 했던 부분에 대해서 상처가 있었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