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에 ‘90년대생’인 임승호(27), 양준우(26)씨가 나란히 1, 2위로 뽑혔다. 총 12만여명이 참여한 문자 투표 결과 1, 2위 표차가 단 한표차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국민의힘은 5일 대변인 선발을 위한 공개 토론배틀 오디션 ‘나는 국대(국민의힘 대변인)다’ 결승 결과 임승호, 양준우 씨가 대변인으로 선발됐다고 발표했다. 부대변인은 김연주(55), 신인규(35)씨로 정해졌다. 30대 이준석 당대표에 이어 20대 대변인이 선발되면서, 정치권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결승전은 TV조선과 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TV'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총 12만여명이 시청자 문자투표에 참여했다. 난상 토론에서는 ‘대통령 후보 가족에 대한 사생활에 대해 국민이 알아야 하는가’와 같은 민감한 정치 현안이 주제로 다뤄졌다. 반대 측 임 대변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관련 의혹에서도 봤듯이 사생활과 관련한 폭로가 터졌을 때 윤 전 총장의 부인이 직접 언론에 해명했다”며 “공식 석상에서 자기가 발언하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찬성 측 양 대변인은 “국군 통솔권과 인사권을 다 쥔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다”라며 “가족 권력자와 친밀한 관계일수록 권력 핵심인 건 상식. 그러니까 가족 검증 칼날 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최종 점수 합산 결과 임승호씨가 1058점(심사 758+투표 300), 양준우씨가 1057점(심사 827+투표 230)으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업무 개시에 앞서 오는 6∼7일 이틀 간 전·현직 당직자들로부터 직무연수를 받는다.
임씨는 경북대 법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바른정당 청년대변인을 지냈다. 임씨는 우승 소감에서 "대변인단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이준석 대표의 정치 실험에 대한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본다"며 각오를 다졌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취업준비생 양씨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캠프 유세차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양씨는 "며칠 전만해도 집에서 게임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던 취준생이 제1야당 대변인이 됐다"며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라는 의미를 잘 새기겠다"고 말했다. 3, 4위를 차지한 아나운서 출신의 김연주 씨와 변호사인 신인규 씨는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단순히 대변인을 뽑는 배틀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당이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에 대한 실험이었다”며 “여러분들을 발탁한 분들은 문자 투표에 참여해준 국민이라는 걸 알고, 섬기면서 대변인직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좌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