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내에 있는 한식당 ‘수운’은 예약하기 힘든 식당으로 유명하다. 해비치 호텔앤리조트가 작년 9월 선보인 곳으로 ‘조선의 양반가 음식’을 재해석한 계절 별미를 독립된 공간에서 ‘서빙’한다는 장점 덕에 점심, 저녁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특급호텔&리조트들의 ‘파인 다이닝(고급 식당)’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고급 정찬에 대한 수요가 늘자 앞다퉈 외부 출점을 늘리고 있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5일 명동 은행연합회 건물 내에 ‘뱅커스클럽바이반얀트리’를 열었다. 전국 각지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솥밥반상 등을 대표 메뉴로 내 건 한식당이다. 조찬 모임이나 비즈니스 미팅을 겨냥해 독립된 개별룸도 여럿 갖췄다.
해비치도 2일 종로에 프리미엄 일식당 ‘스시 메르’를 선보였다. 2018년 12월 미국식 레스토랑인 ‘마이클 바이 해비치’와 수운에 이어 세번째 외부 출점이다. 스시 메르의 이동수 폐프는 “기본이 되는 샤리(밥)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네타(생선)와 가장 적합한 최적의 샤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며 “초, 네타, 간장까지 어느 하나가 튀지 않고, 목 넘김의 순간까지 조화가 잘 이루어지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숙박 부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특급호텔, 리조트들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외부로 고급 식당들을 분가(分家)시킴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가 4월에 비즈니스 다이닝 전문 중식 레스토랑인 ‘금룡 삼일빌딩점’을 오픈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총 70석 중 절반 이상인 42석이 독립된 공간에 배치돼 있다. 대면접촉을 최소화해 소규모 개별 모임 등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일 식음료 사업 부문을 분할하며 신설법인 ‘더테이스터블’을 설립했다. 식음료 사업을 다각도로 전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