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형석(螢石) 대신 국내 조달이 가능한 규불산(불화규소산)을 이용해 지난해 초고순도 불화수소(HF)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규불산이 형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특허 분석을 통해 파악한 뒤 연구개발(R&D)에 나서 이런 성과를 냈다.
특허청은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기술 자립에 이런 IP-R&D(특허 기반 연구개발) 사업이 기여했다고 4일 발표했다.
IP-R&D는 세계 각국에 등록된 특허 4억8000만여 건을 분석해 일종의 ‘기술 지도’를 만들어 R&D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특허 분쟁을 막기 위해 어떤 특허를 회피하고, 높은 로열티 수익을 내기 위해선 어떤 특허를 창출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특허청은 2019년부터 소부장 핵심 품목 R&D 과제 506개에 대해 특허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IP-R&D에 참여한 기업들이 창출한 핵심 특허는 498건에 이른다. IP-R&D 사업 효과 등으로 지난해 소부장 분야 대(對)일본 특허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71% 감소했다.
4월부터는 IP-R&D에 지출한 비용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는 규정도 새로 생겼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국가 R&D 100조원 시대를 맞아 주요 R&D 사업에 특허 분석을 의무화해 쓸모없는 ‘장롱 특허’ 양산을 막고, 기술 개발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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