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 대한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비방 중상과 전면적인 압박은 단말마적인 발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미·중 갈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미국의 중국 견제를 ‘발악’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미국의 연이은 대화 제의를 무시해온 북한이 중국과 급속도로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앞으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축전을 보내고 “그 무엇으로써도 새 승리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중국 인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조선(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은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오랜 투쟁 과정에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자랑스러운 친선의 역사를 수놓아온 진정한 동지이고 전우”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이날 이용남 주중 북한대사 편으로 시 주석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축하 화환도 보냈다.
북·중 관계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김정은은 “굳게 단결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조중(북·중) 친선을 새 전략적 높이로 발전시키며 사회주의 건설이 그 어떤 정세 변화와 도전에도 끄떡없이 활력있게 전진하도록 힘있게 추동할 것”이라며 “조중은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전투적 우의와 혈연적 유대의 위력으로 난관과 애로를 과감히 헤치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며 미국의 연이은 대화 제의를 일축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취재진에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정부가 추가 파악한 동향도 없다”면서도 “(북·중은) 인민일보와 노동신문에 양국 대사가 동시 기고하는 등 전과는 다른 형태로 우호를 강조하는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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