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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열린 통합 관광박람회가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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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였다. 시간은 저녁 7시 반, 장소는 차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영종도. 마치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일정표를 본 순간 한 번 더 놀랐다. 행사장이 한 곳이 아니다. 중간에 차로 20분 넘게 이동을 해야 한단다. 지난달 29일 영종 파라다이스시티와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한국관광박람회' 개막행사 얘기다.

이 행사는 올해 신설됐다. 지난해까지 각각 열리던 마이스 엑스포, 한국여행 박람회, 럭셔리 트래블마트, 의료·웰니스관광 박람회가 하나로 합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별행사를 열기 어려워진 탓이다.

통합 효과는 규모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1000여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해외에선 40개국 2000여명 바이어가 참가를 신청했다. 물론 방식은 '비대면 온라인'이다. 여행에 굶주린 소비자 입장에선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이번 행사는 비즈니스가 목적인 B2B(기업 간 거래) 행사다.

지난달 29일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해외 바이어가 개막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간을 저녁으로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바이어의 70% 가까이가 한국과의 시차가 2~7시간인 동남아, 유럽 바이어인 점을 감안해 행사시간을 맞췄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야간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미디어파사드, 드론 불꽃놀이를 개막행사 축하공연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엔 창치페이 싱가포르관광청 부청장, 영국 영화배우 조애나 럼리가 홀로그램 등 회의기술(미팅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실시간 강연과 토론에 나섰다. 동남아와 유럽 현지 시간에 행사를 맞추면서 사전 녹화영상이 아닌 실시간 원격 강연, 토론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온라인 행사였음에도 오프라인의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졌다"는 반응이 바이어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사무국장은 "시차는 상당수 국제행사가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 행사의 장점에만 주목해 놓쳐왔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온라인 전환 과정에서 수많은 국제행사가 간과해온 시차 문제를 이번 한국관광박람회가 끄집어낸 셈이다.

개막행사엔 100인 이하 참여인원 제한 방역수칙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련 업계 대표만 참여했다. 대신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행사가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모든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좌석을 띄워 앉은 현장 모습이 영상을 통해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행사를 영상으로 지켜본 해외 바이어들은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한국은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행사를 열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SNS 채널을 과감히 벗어난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박람회는 개막행사를 비롯해 바이어 상담회와 세미나, 토크쇼, 랜선투어 등이 전용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덕분에 바이어 한 명 한 명의 정보를 확보하고, 행사에 대한 정확한 반응과 평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대중성에 기능을 맞춘 SNS는 조회수, 국가, 성별 등 운영사가 제공하는 극히 제한된 정보만 얻을 수 있다. 반면 전용 플랫폼은 참가자 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장차 참가자 관리부터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K-마이스 온라인 플랫폼 개발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통합행사에 대한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그동안 각각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온 지자체와 업계 입장에선 행사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행정력과 인력 등에서 부담이 크게 줄어든 동시에 업무 효율성은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본부장은 "대외적으로 한국관광의 외연을 키우는 효과도 큰 만큼 앞으로 통합 행사를 계속해 이어가는 부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박람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영종도=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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