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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K백신 컨소시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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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이 떴다. 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의기투합한 ‘K-mRNA 컨소시엄’이 그것이다. 지난 29일 출범한 컨소시엄 주축 멤버는 한미약품과 녹십자, 동아제약 계열사인 에스티팜이다. 이들이 내세운 기치는 백신주권 확보다. 세계 백신시장의 승자가 된 화이자, 모더나와 같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코로나 백신 개발이 1차 목표다.

컨소시엄의 목표는 공격적이다. 상용화 시한까지 구체적으로 못 박았다. 내년에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1억 도즈 분량을 생산하고, 2023년에는 10억 도즈 이상을 만들어 수출까지 하겠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백신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도 2, 3개월이면 뚝딱 백신을 만들 기술력 확보가 기대된다는 점도 반갑다.
코로나 백신 국산화 '성큼'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째는 특허 회피다. 화이자 등 선발주자들이 특허 장벽을 쳐놓은 만큼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날 공산이 크다. 미국 모더나조차 그랬다. 몸속 효소에 쉽게 분해되는 속성을 가진 RNA를 목표 지점까지 보내주는 보호막(LNP) 기술을 썼다가 특허를 침해한 것이다. 특허 회피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특허 기술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 도입은 막대한 금전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원천기술 확보가 관건인 셈이다.

둘째는 원부자재 조달이다. 백신 원부자재는 미국 독일 등에서 대부분 들여오고 있다. 국산화는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원부자재 수급이 막히면 제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셋째는 자금이다. 컨소시엄은 우선 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임상과 핵심 원료, 설비 구축 등에 쓸 계획이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다. 화이자 모더나 등 막강한 경쟁자를 따라잡으려면 수조원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할 방법은 뭘까. 기술은 물론 자금까지 부족한 우리가 쓸 수 있는 방책 중 하나는 탄탄한 산업 생태계를 갖추는 일이다. RNA 관련 기업들이 모두 모여 분야별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컨소시엄이 아쉽다. 민·관 협동 K-mRNA 컨소시엄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책임질 바이오벤처는 쏙 빠졌다. 일찌감치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던 바이오벤처들은 졸지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모양새다.
바이오벤처 업계는 불만
정부의 어설픈 리더십이 빚어낸 일이다. 정부는 불과 보름 전 국내 40여 개 mRNA 관련 기업을 불러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25일엔 관련 부처 장차관들이 mRNA 백신 개발에 필요한 7개 기술 분야를 정하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선 정부의 종합 지원 계획이 곧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K-mRNA 컨소시엄이 갑자기 발표되자 바이오업계는 허탈해하고 있다. “우린 들러리였냐”는 비판도 나온다.

mRNA 기술 확보는 우리 바이오·제약산업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대성공으로 mRNA는 백신뿐 아니라 항암제 등 다른 치료제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방식에 비해 개발 속도가 빠른 데다 효능도 뛰어나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mRNA 기술이 바이오·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여기서 뒤처지면 우리 바이오·제약산업은 단순 제조 공장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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